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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0가지 족쇄의 의미

수행 장애요소 10가지 족쇄 풀어야 아라한

삼독심과 10가지의 족쇄는
내용적으로 매우 긴밀 관계
10가지 족쇄 끊은 정도따라
아라한 등 4가지 단계 나눠

초기불교에서 인간의 부류는 크게 범부와 성자로 구분되는데,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잠재적인 부정적 심리작용인 3독심이나 수행의 장애요소인 10가지 족쇄(結, saṃyojana) 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끊었는가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된다. 사실 3독심이나 10가지 족쇄는 내용적으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데, 일반적으로 3독심이나 10가지 족쇄 등을 아직 해결하거나 끊지 못했으면 범부로 불리며, 3독심이나 10가지 족쇄 등을 어느 정도 해결하거나 끊었으면 성자로 불린다. 이때 성자는 10가지 족쇄를 해결하거나 끊은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앙굿따라니카야’에서는 10가지 족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한다. “비구들이여, 10가지 족쇄가 있다. 무엇이 10가지인가?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와 높은 단계의 5가지 족쇄이다. 무엇이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인가? 이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는 ①유신견(sakkāyadiṭṭhi), ②의심(vicikicchā), ③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계금취견, sīlabbataparāmāso), ④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kāmacchando), ⑤악의(byāpādo) 등이다. 무엇이 높은 단계의 5가지 족쇄인가? 이 높은 단계의 5가지 족쇄는 ⑥색계에 대한 탐욕(rūparāgo), ⑦무색계에 대한 탐욕 (arūparāgo), ⑧자만(māno), ⑨들뜸(uddhaccaṃ), ⑩무명(avijjā) 등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10가지 족쇄가 있다.”

이러한 10가지 족쇄, 즉 ①유신견은 고정불변하는 자아 혹은 실체가 있다고 집착하거나 5온 등을 자아로 생각하는 20가지 견해를 말한다. ②의심은 붓다의 핵심적 가르침인 연기법이나 계율, 그리고 불․법․승 3보 등을 의심하는 것을 말한다. ③계금취견은 형식적 계율이나 의례의식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④감각적 욕망은 눈․귀․코․혀․몸 등의 5가지 감관 등을 통한 감각적 쾌락에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⑤악의는 성냄과 동의어로 증오, 분노, 적대감 등을 말한다. ⑥색계에 대한 탐욕은 초선부터 4선까지 색계 4선의 경지에 대한 집착을 말한다. ⑦무색계에 대한 탐욕은 공무변처에서 비상비비상처까지 4무색정의 경지에 대한 집착을 말한다. ⑧자만은 내가 남보다 우월하거나 뛰어나다는 등의 마음을 말한다. ⑨들뜸은 들뜬 상태나 안정되지 못한 불안한 마음을 말한다. ⑩무명은 12연기의 무명의 지분과 동일한 것으로 4성제나 4제 연기를 모르는 것을 말한다.

아비달마불교에서는 10가지 족쇄 중, 우선 ①유신견, ②의심, ③계금취견, ④감각적 욕망, ⑤악의 등의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는 욕계에서 생긴 5온 등을 결박하기 때문에 5하분결(下分結)로 불린다. 한편 ⑥색계에 대한 탐욕, ⑦무색계에 대한 탐욕, ⑧자만, ⑨들뜸, ⑩무명 등의 높은 단계의 5가지 족쇄는 색계와 무색계에서 생긴 5온 등을 결박하기 때문에 5상분결(上分結)로 불린다. 또한 10가지 족쇄 가운데 ①유신견, ②의심, ③계금취견은 보아서 버려야할 법들로 설명되는데, 즉 이 3가지는 아비달마의 수행체계 중 견도(見道)의 단계에서 해결된다고 한다. 이 단계에서 성취된 성자는 수다원으로 불린다. 한편 10가지 족쇄 중 나머지 7가지는 닦아서 버려야할 법들로 설명되는데, 즉 수도(修道)의 단계에서 해결된다고 한다. 즉 수도의 단계에서는 성자들이 수도의 성취 정도에 따라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등으로 불린다.

요컨대 초기불교에서는 10가지 족쇄와 관련하여 ①유신견, ②의심, ③계금취견 등의 3가지 족쇄가 완전히 풀린 성자를 사다함이나 예류자로 부르고, 이 3가지가 완전히 풀리고 ④감각적 욕망과 ⑤악의 등이 엷어진 성자를 사다함이나 일래자로 부른다. 또한 이러한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5하분결)가 완전히 풀린 성자를 아나함이나 불환자로 부른다. 한편 아라한은 낮은 단계의 5가지 족쇄를 포함한 10가지 족쇄가 완전히 풀린 성자를 말한다. 결국 이러한 10가지 족쇄 등은 단순히 수행의 장애요소만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자신의 마음상태가 어떠한지를 점검하는 인식의 지표로서 삼을 필요도 있다고 본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65호 / 2018년 11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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