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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단 서부총괄 군포교팀 김정연-하

기자명 김정연

가랑비에 속옷 젖듯 불성 씨앗 발아시키려 노력

군청 공불련 회원 5명서 시작
2005년 회장직 이임땐 50여명
교정교화·군포교 등 전법 활동
무농약 농사로 불살생도 실천

68,선철

“500명이면 어떻고, 5명이면 어떤가. 시작은 비록 작지만 이 사람들이 일당백을 할 것이니, 염려 말고 밀고 나가라.”

이 말씀에 얼마나 큰 힘을 얻었는지 모른다. 환희심까지 일었다.

공공연하게 종교가 불교라는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내리막으로 치닫던 인생을 건져 올린 부처님 가르침이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고, 하나 둘 사람들이 모였다. 2005년 후임에게 군청 내 공무원불자연합회장직을 이임할 때, 50명 정도 회원이 됐다.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 사찰순례를 가면 기독교 신자였던 군수가 차량 대여를 신경 써 줄 정도였다. 신바람이 났다. 5명이 50명이 된 이 놀라운 경험은 알게 모르게 언제나 불자로서 살아가는 내게 큰 자긍심이 됐다.

역시 부처님 가르침은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까웠다. 이 좋은 가르침과 종교를 주변 사람들과 나눠야 했다. 포교사고시를 준비했고, 6기 포교사로 품수했으며, 전문포교사 과정도 수료했다.

광주전남지역단 8대 단장 임기를 마치고 군포교팀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안 지역에 있는 31사단 호국사자사에서 매월 2번씩 포교사 7명이 함께 법회를 진행한다. 성심성의껏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모든 포교사들이 그렇지만 비용이 가장 애로사항이다. 모두 사비를 털어 떡이나 빵을 준비하고 가끔 장병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을 점심공양시간에 내놓기도 한다. 개중에는 법회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장병들도 있지만, 그 시간에 부처님 도량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젊은 세대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전하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는 게 고맙다.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불성의 씨앗이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귀동냥이라도 한 부처님 가르침이 불성의 씨앗에게 감로수가 되어 어느 순간 시절인연을 만나 발아할 것을 믿는다.

포교사로 살면서 가업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어머니가 힘이 많이 드는 일을 못하도록 하려고 키위(참다래)를 심었는데 그게 업이 됐다. 1984년부터 시작한 가업이니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나 혼자만이라도 제초제와 비닐 등으로 지구라는 별을 오염시키지 말자”는 신념으로 지금껏 키위를 재배하고 있다. 키위를 키우면서 무농약, 무화학비료가 원칙이고 심지어 축산분뇨까지도 거부하고 농산 부산물과 산야초를 퇴비로 사용한다. 나름 불살생계를 지키는 것 같아 부처님 제자로서 뿌듯하다.

참다래 농장을 운영하면서 땀을 흘린 만큼 돌려주는 정직한 땅을 보면 전법의 길도 비슷한 것 같다. 부처님 가르침을 나누고 싶다는 진정어린 마음으로 임하는 포교는 언젠가 결실을 주기 때문이다. 교정교화팀에서 활동할 때 스승으로 모시겠다는 수용자의 편지가 떠오른다.

물론 이보다 자기 담금질이 우선이다. 자리이타. 부처님 가르침 중 가장 와 닿는 말씀이다. ‘포교가 곧 수행이고, 수행이 곧 포교’라는 포교사단 슬로건은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선 안 된다는 경책이다. 여법하게 닦아온 신행과 자기공부를 통한 지혜를 아름답게 회향하는 참된 불자가 바로 포교사 아닌가. 과거 1만배도 해보고 참선도 했지만 요즘엔 농사일로 바빠 잠들기 전 10분 정도 화두를 붙잡고 좌선에 든다.

법정 스님 말씀처럼 “우리가 얼마나 소유할 것인가 보다 우리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또 탐진치 삼독심 여의는데 열중한다면 스스로에게 칭찬할 수 있는 포교사가 될 것이다. 나 자신부터 스님과 재가자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재가불자 지도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더더욱 매진할 것이다.

아직 우리 주변에는 부처님 지혜와 복덕을 구하고자 길을 묻는 이가 많다. 방일하지 않고 전법의 길을 가야겠다. 내 작은 행복의 씨앗이 늘어갈 때 가까운 이웃은 부처님 곁에서 환희의 미소를 짓고 있으리라.

kjy83628@daum.net

 

[1468호 / 2018년 1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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