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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1959년 중국의 티베트 침공 규탄대회

기자명 이병두

중국의 티베트인 탄압, 불자들 분노하다

1950년 티베트 침공한 중국
한국전쟁으로 국제사회 외면
9년뒤 달라이라마 인도 망명
그해 통도사선 중국 규탄집회

출처 ‘月雲堂家裏事’(신규탁 엮음 ).
출처=‘月雲堂家裏事’(신규탁 엮음 ).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이 미국과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얽혀서 그 그늘을 벗어나기 어렵듯이, 한국‧티베트‧몽골‧베트남 등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상황에 밀접하게 얽혀 있었다. 19세기 말 닥쳐오기 시작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 물결은 ‘청불(淸佛)’ 및 ‘청일(淸日)’ 전쟁에서처럼 주변 국가들을 방어벽으로 여기고 있는 중국의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중국의 패배로 한국과 베트남은 식민지로 전락했지만, 조공(朝貢)과 책봉(冊封)체제로 묶여 있던 티베트와 몽골은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 왕조가 붕괴되자 ‘완전한 독립’을 선언했다.

그 뒤 40여년 동안 티베트는 영국과 독자적인 조약을 체결하고, 1918년과 1930년에는 침입한 중국 국민당군을 격퇴하는 등 사실상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렸다.(영국의 티베트 정책은 식민지 인도를 방어하는 ‘그레이트 게임’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1949년 10월 마오쩌뚱의 인민해방군이 중국 본토를 완전 장악하여 정권을 수립하고 1년만인 1950년 10월 중국군이 티베트를 침공하면서 티베트 국민은 고난의 세월을 맞이하게 된다. 티베트는 UN과 영국의 지원을 기대하며 침략에 저항했지만, 한국전쟁에 여념이 없던 국제사회는 티베트의 호소를 외면하였다. 결국 티베트는 많은 희생을 치르고 중국의 강요로 1951년 5월 ‘서장화평해방(西藏和平解放)조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뒤 이 조약을 근거로 중국의 군부대와 행정 기관들이 티베트에 주둔하며 탄압을 강화하면서 티베트인들의 고통도 가중되었다.

그러나 강점 9년이 지난 1959년에는 곳곳에서 중국에 저항하는 민중 봉기가 일어나 숱한 티베트인이 희생되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쵸와 티베트 정부는 3월17일 라싸를 탈출해 눈이 두텁게 쌓인 히말라야를 넘는 2600㎞의 대장정 끝에 인도에 이르러 망명 정부를 세웠다. 얼마 안 있으면 망명 60주년이 된다.

약소민족이 강대국에게 희생되는 약육강식의 현실에 분노하는 ‘동병상련‧측은지심’과 당시 냉전체제의 ‘반공’ 분위기도 있었지만 우리의 경우 특히 얼마 전까지 한국전쟁에서 총을 맞대고 싸웠던 역사 때문에 중국의 티베트 강점이 ‘남의 집안 일’이나 ‘강 건너 불’로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1959년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100여 명의 스님들이 “중공학살에 항거하는 자유티베트 국민을 구호하자”는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의 티베트 점령을 규탄하는 집회 사진이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동자승에서부터 강원 학인들과 규탄 연설을 하는 강주 월운스님에 이르기까지 차분한 모습이 오히려 불교인답게 보인다.

이 집회가 정부의 요청을 받아 열렸는지 그리고 다른 사찰들에서도 규탄대회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 스님들 사이에서는 “중국 공산정권이 불교국가 티베트를 무너뜨렸다”는 데 대한 분노가 크고 위기의식도 있어서 자발적인 집회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69호 / 2018년 1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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