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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단 건강바라밀봉사팀 여영만-상

기자명 어영만

20년 정진·한의학 바탕으로 포교의 문 두드리다

모태불자였지만 특별행사만 참석
이리불교대학 다니면서 불교입문
이리선우회서 도반들과 화두참구
공무원 사직 한의학 박사로 거듭

61, 중관

모태불자다. 어머님께서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절에 다니며 불공을 드리셨다. 집은 익산이었지만 어머님께서 다니셨던 절이 김제 모악산 청룡사였기에 익산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김제 금산사 주자창에 내려 약 4km를 걸어야 했다. 버스를 타고 십리 길을 더 걸어야 했지만 어머님께서는 믿음 하나로 다니셨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절에 다니긴 했다. 하지만 부처님오신날 등 특별한 행사에만 참석했기에, 1년에 몇 번 남짓 다니는 게 전부였다.

규칙적으로 절을 찾게 된 시기는 불교대학에 입학한 1992년부터다. 이리불교대학에서 1년 동안 불교과정을, 2년은 법사과정을 수학하고 졸업했다.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더 가까워졌다. 좋은 도반을 만났고, 매주 월요일 저녁 참선하는 모임 이리선우회에 가입도 했다. 그때 익산 관음사 주지이신 일우 스님께서 많은 것을 지도해주셨다. 좀 더 체계적으로 정진할 수 있도록 완주 비봉면 홍련암 대선 스님을 소개해주시기도 했다. 대선 스님은 가야산 호랑이 성철 큰스님이 계실 때 선원장 소임을 살았던 분이다.

이리선우회 회원 10명은 스스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참선을 하고자 했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는 철야로 정진하면서 마음을 담금질했다. 7월과 8월은 너무 더워 정진이 까다로웠다. 해서 한여름에는 홍련암 청풍선원도 2개월을 방선하기에 이리선우회는 부안 능가산 월명암, 대둔산 태고사, 지리산 도솔암 등 산속에 있는 사찰을 방문해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참선 정진을 열심히 했다. 수박을 분석하고 설명을 들어 아는 것보다 직접 쪼개 먹어봐야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무문혜개 스님은 일찍이 이렇게 수행자들을 독려했다. “360개 뼈마디와 8만4000여개 털구멍으로, 온 몸으로 의단을 일으켜 밤낮으로 ‘무(無)’자를 참구하라. 그러다 갑자기 뭉쳐졌던 의심 덩어리가 대 폭발을 일으키면 하늘이 놀라고 땅이 진동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관우 장군의 대도를 빼앗아 손에 넣은 것과 같아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것과 같고, 생사의 기로에 섰을지라도 자유자재를 터득하여, 어디서 어떻게 태어나든지 마음대로 행하여도 해탈무애한 참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10명 회원 중에 2명은 출가했고, 연세가 많아 별세하신 분도 있어 예전처럼 치열한 정진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994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간 정진했던 기간은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시간들이다. 살아가면서 삶의 번뇌를 잊고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보는 정말 고맙고 감사한 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불교공부와 참선을 열심히 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난 익산시청에 근무하면서 한의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아내와 자식들이 있어 차마 한의대 진학을 준비하지 못했다. 대신 척추교정, 스포츠마사지, 경락마사지, 아로마테라피, 발마사지, 귀반사 등 대체의학으로 접근했고, 실력을 갖춘 뒤 직장에 사표를 내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 생활만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생각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런 저런 분야에서 별의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래도 청풍선원에서 철야정진으로 단련한 마음이 있었고, 철야에 임했던 각오로 마음을 다잡고 노력을 거듭했다. 우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침과 뜸을 추가로 배웠다.

자신을 돌아보니 큰 줄기는 없고 가지만 잡고 있었다.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밟았다. 박사학위 논문심사는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지혜롭게 선택하고 최선을 다해 실천하라는 부처님 말씀을 떠올리며 힘을 냈고, 결국 한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새로운 자원봉사와 포교 영역이 열렸다.

yeoym3@naver.com

 

[1469호 / 2018년 1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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