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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교와 계·율

기자명 법장 스님

계율은 반드시 지니고 지켜야 할 불교의 근본

성숙된 방향 가게 하는 나침반
‘범망경’ 중심으로 불교계율이
현 시대에 제시할 가르침 고찰

불교라는 종교가 2500년이라는 시간과 인도에서 동아시아라는 공간을 초월해 지금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긴 역사 속에서 다양한 종파와 사상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중에도 오직 한가지만이 불교의 근본토대로써 유지되며 지켜지고 있다.

바로 부처님께서 제정하시고 세계의 모든 불교에서 지켜지고 있는 ‘계율(戒律)’이다. 계율은 불교인이라면 반드시 지니고 지켜야 하는 불교의 근본이다. 간절함을 갖고 불교에 입문하여 기도와 수행을 하는 것도 불교의 중요한 종교적 성격이다. 여기에 계율은 그 수행자가 불교인다운 행동과 마음을 갖고 한층 성숙된 종교인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불교의 기본 가르침인 삼학(三學)에서는 계를 처음에 두고 있고, ‘보살영락본업경’에서는 ‘일체중생이 처음 삼보의 바다에 들어감에 있어 믿음이 근본이 되고, 불가에 머무르게 됨에 있어 계가 근본이 된다’고 하여, 계율을 불교에 입문하는 근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계율’이라는 용어는 불교가 중국으로 유입되며 생겨난 것으로, 본래는 ‘계’와 ‘율’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간략히 설명하면 ‘율(律)’이란, 규칙, 규범을 의미하며 삼장(三藏)의 하나인 율장을 가리킨다. 이것은 승가의 유지를 위한 것으로 출가승려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동체의 규칙이다. 본래 하나의 형태였을 것이 긴 세월 동안 여러 부파를 거치며, 현재는 5개의 한역율장과 남방불교의 팔리율장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중 조계종에서는 ‘사분율’을 통해 비구, 비구니의 출가를 인정하고 있다. 율장은 헌법과도 같은 것으로 이를 어길 시에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따른다. 특히 ‘바라이’라는 죄는 단두죄라고도 하여 승려의 자격을 잃게 되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그렇기에 출가승려라면 누구라도 이 규칙에 따라 공동생활을 하며 승가를 유지하고 지켜야 한다.

‘계(戒)’는 행위, 습관을 의미하며 크게 2가지 의미로 통용된다. 우선, 율장에서는 비구250계·비구니348계의 각 조항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바라이죄는 음계, 투도계, 살생계, 망어계로써 각 조항을 부르는 명칭이다.

다음으로, 대승불교 전반에서의 계는 ‘보살계(菩薩戒)’를 가리킨다. 이는 현대의 윤리, 도덕과 같은 개념으로, 수행자가 불교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율과 달리 강제성과 처벌이 따르지 않지만, 그 행동에 따른 업(業)이 작용하여 수행을 방해한다. 즉, 계는 단순한 금지조항이 아닌, 자신의 파계행을 부끄러워하고 보살로서의 자비심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보살계를 대표하는 경전으로는, 현재 조계종의 포살본인 ‘범망경’을 비롯해 ‘보살영락본업경’ ‘유가사지론’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우리는 ‘범망경’을 중심으로 불교의 계율이 현 시대에 어떤 가르침과 바른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범망경’은 출가승려와 재가신도를 위한 대승보살계로써, 불교 초기에 만들어진 율장과 달리, 5세기 중후반경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많은 사찰의 수계식에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범망경’이다. 5계, 8계 등의 다른 보살계도 있으나, 한국, 중국 등의 대승불교권에서는 ‘범망경’을 통한 수계식이 일반적이다. 이는 위경임에도 불구하고 ‘범망경’이 담고 있는 정신이 대승 수행자의 자리이타를 근본으로 하고, 여러 상황 속에서도 수행자로서의 지위를 지킬 수 있는 지범개차를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계율’이란 본래 다른 두 단어의 복합어이지만, 긴 세월 동안 불교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근본토대이다. 또한, 앞으로의 불교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더라도 계율만큼은 절대로 사라지거나 바뀔 수 없는 불교의 기둥인 것이다. 특히 급변하는 현대에 맞는 불교적 가치판단을 내리고, 불교를 포교하기 위해서는 보살계의 바른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앞으로 ‘범망경’을 중심으로 현대에서의 불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나아가기로 하겠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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