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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담채로 펼쳐낸 우리 땅 근골 ‘백두대간’

  • 문화
  • 입력 2019.01.17 10:58
  • 수정 2019.01.17 10:59
  • 호수 1474
  • 댓글 0

동덕아트갤러리, 백범영 개인전
수행하듯 걸으며 기록한 작품들
거대한 산세서 작은 야생화까지
자연에 대한 애정 수묵으로 담아

삼불봉(三佛峰), 47×60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년.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우리나라 땅의 근골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 백두대간이 백범영 작가의 수묵담채로 눈앞에 펼쳐진다.

소나무 화가로 불리는 백범영 작가가 1월28일까지 서울 종로 동덕아트갤러리에서 ‘백두대간(白頭大幹)’ 개인전을 연다. 이 자리에는 그가 직접 백두대간을 종단하며 기록하듯 남긴 작품들을 선보인다. 실제 백 작가는 4년 동안 백두대간의 줄기를 따라 한 번에 20km 정도를 한 달에 두 번 산행했다. 단순한 발걸음이 아닌 마치 수행자가 깨달음을 위해 수행하듯 그림을 그리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듯 그는 발길이 닿는 곳들을 화선지에 그림으로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소재들 보여준다. 작품의 종류도 지리산 같이 큰 규모의 산세를 멀리서 바라보는 그림에서부터 산속에 들어가 그린 인간과 가까운 다정한 산도 있다. 또 산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와 꽃, 특히 이름조차 생소한 야생화들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속리산 능선, 73×142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년.

그의 작품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백두대간의 맥을 잡아 그린 몇몇 산수에서는 종교적인 무한한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시선을 멀리해 구성하고 수묵으로 그린 그림이기에 이런 모습은 더욱 강하다. 산세의 세부묘사를 생략해 단순화시켜 그린 중첩된 산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역사나 인생역정을 드러내 보이는 듯하다. 또한 규모가 크지 않은 산수작품에서는 따뜻한 감성이 스며들어 자연에 대한 우호적인 애정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꽃그림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이름도 생소한 야생화들은 작가의 자연관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소재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만난 이름 모를 나무와 벌레, 봄맞이꽃, 행초, 생강나무, 나리꽃 등 양상화는 그의 다정한 친구들이다. 그에게 자연은 예술의 근원이자 인성도양의 도량인 것이다.

지리산 영신봉, 70×69cm, 숙선지에 수묵, 2018년.

황정수 미술평론가는 “백범영 작가의 모습은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가 조국의 산하를 지도로 남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 고행길을 떠올리게 한다. 김정호의 마음과 백두대간을 걸으며 작품 속에 담아낸 그의 마음은 필시 같을 것”이라며 “김정호가 남긴 ‘대동여지도’가 한반도를 이루고 있는 산야의 뼈대를 찾아 기록했다면, 백범영의 그림은 그 뼈대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 담긴 자연을 붓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백범영 작가의 가장 큰 미덕은 적당하다는 데 있다. 특별히 세련되지도 않고 지나치게 졸박하지도 않다. 과장도 없고 잔 기교도 탐하지 않는 중용의 아름다움, 딱 거기에 맞게 적당하다. 자연에 대한 평등의식이자 애정을 그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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