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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불교계

기자명 김순석
  • 법보시론
  • 입력 2019.01.21 16:23
  • 수정 2019.01.21 16:25
  • 호수 1474
  • 댓글 2

2019년은 3·1운동이 발발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19년 3월1일 천도교·불교·기독교계 지도자 33인이 민족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그해 5월말까지 전국적으로 무저항의 만세시위는 계속되었다. 최남선이 기초한 독립선언서에 따르면 당시 인구는 2000만명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이 무렵 종교 인구는 얼마나 되었을까? 한 종교 연구가의 연구에 의하면 1919년 3·1운동 당시 천도교도들은 100여만명, 개신교는 20만명이 조금 넘는 숫자였다고 한다. 

100년이 지난 오늘 종교인의 숫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200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불교도는 1000만명을 상회하였고, 개신교는 900만명에 육박하였다. 2015년 불교교세는 800만명에도 못 미쳤고, 개신교는 1000만명에 달하였으며, 천도교는 7만명도 안 되는 수치로 나타났다. 이렇게 된 까닭은 개신교와 불교계의 포교방법이 다른 데 원인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개신교의 예배는 휴일인 일요일에 이루어지며 교도들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계층별로 참석하며 시간대별로 달리 예배가 진행된다. 이것은 같은 내용이지만 주관하는 목사가 듣는 사람의 연령에 따라 눈높이를 달리하는 설교가 이루어진다.  

불교계의 법회는 음력으로 초하루와 보름이다. 이날은 대부분 평일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모두 직장에 나가서 일해야 하는 날이다. 그러니까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큰 스님의 법문은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알기 쉽게 설명되지만 법회가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설법이 진행되기는 어렵다. 이것은 작은 한 사례지만 개신교와 불교 포교 방법의 차이다.

정기법회 날짜를 토요일 또는 일요일로 바꾸어야 한다. 스님들과 포교에 종사하시는 분들 또한 청소년들의 일상에 흥미를 가지고 공통의 관심사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불교계에도 청소년들을 위한 일요법회가 진행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것이 활성화되고. 모든 사찰에서 진행되도록 보편화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진리를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셨지만 그것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어렵게 바뀌어 버렸다. 이제는 이 법을 전하는 방법을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지 앞선 세대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후속 세대를 잘 길러내지 못하면 그 집단은 몰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불교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과 시설 그리고 그들을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의 양성은 중요하다. 

20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이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오늘보다는 많은 부분들이 자동화되고, 디지털화 될 것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는 인공지능이 보편화될 것이다. 장기 복제를 통해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100세가 넘을 것이고, 원하는 곳까지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보편화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불교는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평화를 줄 수 있는 종교로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까? 

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온갖 보석으로 가득 베푸는 것은 참 진리를 깨우쳐 주는 것에 비할 것이 못 된다”라고 하셨다.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을 구원하고도 단 한 생명도 건진 적이 없다고 생각하라”고 가르치셨다. 이 위대한 가르침을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청소년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청소년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불교로 거듭나야 한다. 

20년 후 청소년들이 찾아드는 불교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오늘 이 보다 중요한 일은 많지 않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모으고, 청소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청소년들과 불교 교리를 통하여 소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sskim@koreastudy.or.kr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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