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에서 생각해봐야 할 24개 주제 인문적 사유·불교적 통찰로 해설

  • 불서
  • 입력 2019.01.21 16:33
  • 호수 1474
  • 댓글 0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 / 일지 스님 지음 / 어의운하

불교적 삶과 현대사회 통찰로
불교인문 심화시킨 일지스님
경전 속 메시지 인문적 해석해
어떻게 실천할지 해법 제시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

특유의 직관적인 문체로 불교적 삶과 현대사회에 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이며 불교인문주의라는 독특한 영역을 심화시킨 인물이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불교 관련 저서를 쓰고 경전과 선어록을 번역하며 20여권의 저서를 남겼으나, 안타깝게도 2002년 여름 43세 젊은 나이로 짧은 세연을 접은 일지 스님이다. 

스님은 1980년 해인강원을 졸업하고, 1982년 해인율원을 수료하면서 성철 스님을 만났다. 자신의 저서에서 성철 스님을 “진리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이익을 버리고 일체를 희생해서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는 진지하고도 철저한 구도정신과 자비의 실천으로 이 시대의 중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분”으로 회고한 스님은 “스스로의 마음을 깨닫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라는 스님의 가르침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운 길”이라면서도 그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 

‘달마에서 임제까지’ ‘붓다·해석·실천’ ‘떠도는 돈황-불교문학과 선으로 본 오늘의 불교인문주의’ ‘선불교강좌 백문백답’ 등 20여권의 저서를 남기는 동안 불교적 삶과 현대사회의 관계성에 깊이 천착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님은 해인사를 나온 이후 경전과 선을 탐구했다. 초기불교에서 아비달마, 부파, 대승, 중관, 유식, 선 등을 종횡무진했다. 그리고 스님의 탐구에는 “다가오는 21세기는 불교에게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이 깊이 배어 있었다. ‘선은 역사형성의 현장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선의 성찰적 근대성과 공공성 확립을 위해 불교가 인문학적으로 광범위하게 검토될 것’을 주문했다. 그 탐구정신이 ‘불교인문주의’라는 스님만의 독특한 영역을 만들어내게 됐다. 

이 책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는 스님이 2000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2년간 월간 ‘불광’에 연재했던 글이다. 입적 전 스님의 인문적 사유와 불교적 통찰을 여실히 드러낸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삶 속에서 생각해봐야 할 24개 주제를 제시하고, 각각의 주제를 경전에서는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 살폈다. 

불교인문주의에 천착한 만큼, 여기서도 경전의 내용이 주는 메시지를 인문적으로 해석했다. 경전을 통해 인간의 실존과 삶, 그리고 사회와 역사 및 문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가 이후 ‘경전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며, 실천해야하는가’를 고민해온 결과물이고, 불교의 인문적 해석과 실천을 견지해온 통찰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 한국선의 문제를 ‘위기의 선’으로 진단하며 선이 마치 인스턴트식품으로 취급되는 것을 경계하고, ‘해탈’의 신비성과 추상성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는 한편, ‘보리심’이야말로 불교의 정신이 꽃피는 대승보살의 수행임을 강조하는가 하면, ‘보살’이 대승불교의 실천자임을 인문적 해석으로 밝히는 등 24개 주제 하나하나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을 드러내 보인 스님은 “불교는 메마른 도구적 지식만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불교수행의 본질,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은 몸가짐과 마음 닦음의 본질에 대해서 깊이 통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비와 지혜의 통찰이 담긴 몸가짐과 마음 닦음의 실천은 모든 불교도들이 선택해야 하는 삶의 지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불교적 천재’로 인정했던 일지 스님이 인문적 사유와 불교적 통찰로 빚어낸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를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다. 1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