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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스님 번역·주해로 만난 62편 편지글

  • 불서
  • 입력 2019.01.21 16:34
  • 호수 1474
  • 댓글 0

‘서장’ / 대혜종고 지음·청림지상 역해 / 불광출판사

‘서장’
‘서장’

중국 송나라 시대 선승 대혜종고 스님은 오로지 화두만을 보는 것(간화·看話)으로 수행 방법을 삼아 이를 적극적으로 제창했다. 이 간화선의 연원을 조주종심의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각이 많음에도, 대혜종고 스님을 간화선 창시자로 꼽는 이유다.

대혜 스님은 이처럼 간화선을 적극 알리는 동시에, 그 수행을 물어오는 이들에게 그 내용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적어 편지글로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것이 오늘날 수행자들의 필독서로 자리한 ‘서장’이다. 

대혜 스님의 제자 혜연이 기록하고 정지거사 황문창이 중편한 ‘서장’은 선의 최고 경지인 깨달음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완성시키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려고 애썼던 소식, 왕안석, 범중엄, 엄우 등 당시 뛰어난 문장가들에게 전한 편지로 구성됐다. 당시 수많은 즐길 거리가 있었음에도 깨달음을 즐거움으로 삼은 이들 지식인들이 추구한 참 가치는 명예와 물질을 초탈한 삶에 있었다. ‘서장’은 바로 대혜 스님이 그들에게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세세한 가르침을 담아 보낸 글이기에 “간화선 공부의 시작이면서 끝”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간화선을 받아들였으며, ‘간화결의론’을 저술해 이를 널리 알렸다. 이후 제자인 진각국사 혜심 등에 의해 계승, 발전되면서 간화선은 우리나라 선수행의 정통적인 방법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그만큼 그 뜻을 풀어 전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았다. 

지상 스님도 일찍이 그 ‘서장’에 관심을 가졌다. 스님은 1986년 통도사에서 출가해 대교과를 졸업하고 법주사와 직지사 강원 중강을 역임했다. 또 승가대학원·북경수도사범대학을 졸업했으며, 출가 전 이미 송광사 구산 스님에게 화두를 받아 간화선의 깊은 맛을 보기도 했다. 지난 1999년 처음 62편의 편지글로 구성된 ‘서장’을 완역했던 스님이 중국으로 6년 동안 유학을 다녀오면서까지 그간 문장에 품었던 의문을 풀고, 오류는 바로잡고, 본문과 주에 대한 전거와 출처까지 샅샅이 밝혀 선 공부·마음공부에 있어 완벽한 길잡이로 20년 만에 다시 펴냈다.

감수를 맡은 무비 스님은 “글과 문장은 다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니, 글을 통해 깨닫기만 하면 그뿐”이라면서도 “함께 모여 경학을 연찬한지 20년이 지났고 그동안 숱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글 보는 일을 놓지 않고 단어 쓰임의 근거를 찾아 해석하고 주를 달아 온 것을 보니 간화선 공부하는 분들이 꼭 읽어야 될 책”이라며 지상 스님이 역해한 ‘서장’의 일독을 권했다. 3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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