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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로자나불상의 성립과 전개

기자명 이숙희

통일신라시대 조성됐을 것 추정
형상 언급없어 구체적 모습 몰라

766년명 석남사 비로자나불상
기록상 가장 이른 시기의 사례
조성연대 알려진 불상은 극소수
고려시대에는 대형 입상 등장도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불상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예이자 조상명에 ‘비로자나불’로 기록되어 있는 상은 경상남도 산청군 내원사에 있는 766년명 석남사 비로자나불상이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문헌상으로는 ‘삼국유사’ 권3에 ‘705년 창건된 진여원 후벽에 비로자나불을 수반으로 하는 36화형(化形)이 그려져 있으며, 화장사에 비로자나삼존상이 봉안되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847년경에 세워진 ‘숭엄산성주사사적비’에도 성주사 비로자나불상에 관한 기록이 나오기 때문에 통일신라시대에는 비로자나불상이 조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로자나불상의 형상에 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모습을 알기 어렵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비로자나불상은 약 150여점이 알려져 있다. 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은 어떤 모습으로 형상화되었을까? 

대개 머리의 형태에 따라 보관을 쓰고 있는 보살형과 나발이 표현된 여래형, 여래형이면서 보관을 쓴 보관여래형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두 손은 모두 지권인을 취하고 있다. 보살형과 보관여래형 비로자나불상은 밀교의 주존불인 대일여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불상형식이다. 반면에 여래형 비로자나불상은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것으로 그 예가 많이 남아 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대부분 독존의 여래형 비로자나불상으로 조성되었다. 간혹 법수사와 불국사의 삼존불상이나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금동사리함과 청암사 수도암 삼층석탑의 초층탑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오방불 중 하나로 등장하는 예도 있다. 그중 조성연대를 알 수 있는 명문이 있는 상은 859년명 보림사 비로자나불상과 865년명 도피안사 비로자나불상 2구 밖에 없었으나, 최근 해인사 비로자나불상 2구의 복장에서 883년이라는 조성연대가 밝혀진 묵서명이 발견되었다. 

불상의 대좌나 석탑에서 글씨가 새겨진 사리호(舍利壺)가 발견되어 간접적으로 조성시기를 알 수 있는 예는 766년의 석남사 비로자나불상을 비롯하여 863년의 동화사 비로암 비로자나불상 및 금동사리함의 비로자나불상, 867년의 축서사 비로자나불상 등이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비로자나불상은 대체로 알맞게 균형 잡힌 신체비례와 적당한 양감이 표현되었으나 다리의 폭이 넓어지면서 허리가 길어지는 등 불신이 장신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불상의 상반신이 짧아지고 왜소해지면서 어깨와 다리의 폭이 거의 비슷하여 네모난 신체 구조로 변하고 얼굴에서도 세속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등 시대적인 양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지권인 형태에서도 손의 위치나 손 사이의 간격, 손을 쥐고 있는 방식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고려시대에는 등신대 이상의 대형 비로자나불입상이 등장하였으며 삼존불 형식의 비로자나불상이 조성되었다. 특히 비로자나불입상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 예가 많지 않은 것으로 독특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삼존불 형식의 비로자나불상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삼신불(三身佛) 또는 삼세불(三世佛)로 이어지면서 전개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삼신불과 삼세불의 비로자나불상은 그 예들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불상의 구성이나 형식이 시대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교리적인 측면보다는 불교신앙의 시대별 추이에 따라 당시 널리 예배되고 신앙되었던 불상을 배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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