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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들이 찬탄한 불교명상프로그램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19.01.25 17:51
  • 수정 2019.01.28 10:57
  • 호수 1475
  • 댓글 2

동국대 물리치료사, 자기연민 명상
병원법당 지도법사 무구 스님 기획
MSC 전문가 자목 스님 진행 맡아
1월23일부터 수요일마다 8주 과정
업무 종료 후 2시간씩 자발적 동참
“환자 대하듯 스스로 치유하는 길”

동국대 경주병원 법당에서는 물리치료팀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국대 경주병원 법당에서는 물리치료팀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학병원의 일반 업무 시간이 모두 끝난 오후 6시. 병원 로비의 조명도 최소한의 불빛만 남겨 놓고 충전에 들어간 동국대 경주병원에 나지막하면서도 청명한 종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울리는 곳은 병원 내 법당. 그런데 불단을 향해 예불을 올리는 풍경은 아니었다. 원형으로 둘러앉은 이들은 아직 병원 근무복을 입고 있었다. 이들을 향해 법좌가 아닌 참가자들과 마주보는 자리에 앉은 스님은 작은 싱잉볼의 소리를 울리며 낮은 음성으로 안내했다.

“힘든 환자를 돌볼 때 힘들어하거나 짜증이 일어나는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경험 중 하나로 받아들입니다. 이어서 힘들어하는 자신이 ‘편안하길’, ‘안전하길’, ‘사랑하길’, 이 같은 표현으로 자기 친절의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보내길 바랍니다. 환자를 돌보듯 마음챙김과 자비심으로 자신을 돌보는 것이 바로 마음챙김 자기연민(Mindful Self-Compassion : MSC) 프로그램의 출발입니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동국대 경주병원 물리치료사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동국대 경주병원 물리치료사들.

동국대 경주병원 법당(지도법사 무구 스님)은 1월23일 병원 내 법당 약사전에서 ‘동국대 경주병원 물리치료사를 위한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첫 강좌를 진행했다. 동국대 경주병원 지도법사 무구 스님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활동이 주 업무인 병원 구성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명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유하고 활력을 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행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조교수이며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전문가인 자목 스님이 맡았다. 프로그램은 이 날 첫 강좌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병원 업무가 끝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씩 총 8주 동안 진행된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특히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진행되는 첫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은 동국대 경주병원 물리치료팀 소속 물리치료사를 대상으로 했다. 많은 분야 가운데서도 물리치료사를 첫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분명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재활 치료의 효과가 단번에 나타나지 않고 치료 과정 중 경험하는 통증이 상당하기 때문에 저항하는 경우가 많아 물리치료사들이 상당한 감정적 통증에 직면한다는 것이 무구 스님의 설명이다. 이에 스님은 직접 물리치료팀에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이날 첫 강좌에는 물리치료팀 소속 물리치료사 16명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자목 스님.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자목 스님.

프로그램의 출발은 명상이 아닌 각자 별명을 짓고 호흡을 맞추는 간단한 놀이로 시작됐다. 평소 매일 병원에서 이름을 부르던 사이에서 별명을 부르자 웃음꽃이 피어났다. 화면을 보며 풍선이 터지는 순서를 맞추는 게임에는 호응도가 더 높았다. 자목 스님은 “풍선이 터지는 순서를 맞추면서 평소 생각하던 근심이나 걱정, 불만, 원망한 사람이 있는가? 오직 이 풍선이 터지는 순서에만 집중했다면 이것이 바로 명상”이라며 “지금 이 순간의 마음챙김에 자기연민을 더하는 것이 이 명상의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당부했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물리치료사들은 첫 시간부터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의 가치에 공감했다. 류경현(55) 동국대 경주병원 물리치료팀장은 “물리치료 파트는 육체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함과 동시에 10년 이상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이 병행되지 않으면 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분야”라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성준(32) 물리치료사도 “그동안 환자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감정을 헤아리는 방법을 주로 교육받았다면 오히려 이번 명상을 통해서는 물리치료사 스스로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무척 신선했다”며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위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동국대 경주병원 지도법사 무구 스님도 “지난해 동국대 경주병원 의과대학 교수진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명상치유 프로그램(MBSR)을 진행할 당시에도 호응이 좋았다”며 “이번에는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이라는 더욱 특화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만큼 물리치료사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참가자들의 변화와 호응도를 분석해 향후 의료분야별 각 팀을 대상으로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업무시간이 끝난 후 2시간 씩 총 8주 동안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업무시간이 끝난 후 2시간 씩 총 8주 동안 진행된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은 미국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전문가 크리스토퍼 거머 박사와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 크리스틴 네프 박사가 만나 개발한 ‘마음챙김 자기연민’의 수행법이다. 프로그램은 불교명상, 뇌과학 및 심리치료의 토대 위에 마음챙김, 자기연민, 자애를 결합시킨 통합적인 명상 치유법이다.  

경주=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75호 / 2019년 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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