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노동자 모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 모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9.01.28 18:19
  • 호수 1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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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씨,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예방서

감사 인사와 종교계 도움 요청
“비정규직 억울한 죽음 봐달라”
원행 스님 “죄송…적극 돕겠다”
108염주 선물하며 건강 염려
고 김용균 노동자의 모친 김미숙씨는 1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했다. 김미숙씨는 거듭 감사인사를 전하고 “비정규직의 억울한 죽음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모친 김미숙씨는 1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했다. 김미숙씨는 거듭 감사인사를 전하고 “비정규직의 억울한 죽음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직장에 보낸 24살 아들을 싸늘한 주검으로 맞아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부르튼 입술로 고마움을 표했다. 김미숙씨는 1월27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 고 김용균 노동자 분향소에서 봉행된 49재가 고마웠다. 49재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가 마련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모친 김미숙씨는 1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했다. 김미숙씨는 거듭 감사인사를 전하고 “비정규직의 억울한 죽음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고 김용균 노동자의 유족인 모친 김미숙씨와 이모 내외, 김태연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박준성 상황실장이 배석했다.

원행 스님은 “많은 도움 못 드려서 죄송하다”는 위로로 김미숙씨를 맞이했다. 김씨는 “49재를 봉행해주셨는데 어떻게 감사인사를 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들이 인간 대접을 못 받고 일하다 죽어 엄마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부조리 속에 아들 같은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더 아프다”고 토로했다. 또 “제 아들은 그 속에서 죽어간 한 사람일뿐”이라며 “사실을 몰랐던 저는 죽어간 이들 앞에 죄인이다. 아들과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게 제 일이라 생각한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년에 2500여명이 안전장치가 없어 죽어나간다. 사람을 일회용품이나 대체 물품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인간 대접 못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정부가 관심을 갖도록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친 김미숙씨. 직장에 보낸 24살 아들을 싸늘한 주검으로 맞아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부르튼 입술로 고마움을 표했다.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친 김미숙씨. 직장에 보낸 24살 아들을 싸늘한 주검으로 맞아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부르튼 입술로 고마움을 표했다.

김미숙씨의 아들 김용균씨는 지난해 12월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 석탄컨베이어 사고로 사망했다. 무관심 속에 방치된 김씨의 죽음은 사고 5시간 만에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사회노동위 등은 매주 목요일 추모의 자리를 이어가며 안전에 관한 원청 업체의 무한책임을 묻는 구조로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즉 ‘김용균법’이 통과됐지만 정작 발전소 노동자들은 외주화 금지 대상에서 빠졌다. 현재 유가족과 김용균노동자시민대책위는 사고원인 진상조사, 책임자 문책,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현재 유가족과 대책위는 정부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하며 김용균씨의 장례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아들의 죽음과 열악한 일터를 설명하는 김미숙씨의 말씀을 경청한 원행 스님은 “잘 몰랐던 우리 모두 다 죄인이다”며 거듭 참회의 뜻을 밝혔다. 특히 원행 스님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냐. 사회부와 사노위 등 종단 내 부서에서 최대한 어머님께 힘을 더해드리겠다”며 “다시는 아드님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치는 몰라도 인권 문제는 종교계가 목소리를 내는 게 마땅하다”며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면 열 번이라도 말씀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김미숙씨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김미숙씨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날 원행 스님은 김미숙씨에게 108염주를 선물하며 “맘 편히 먹고 건강부터 챙기셔라. 일 잘 해결돼 장례도 잘 치르시길 바란다”며 진심어린 위로를 전했다. 김미숙씨는 4층 접견실에 있는 모두에게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나섰다.

한편 사회노동위원회는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고 김용균 노동자 분향소에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법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76호 / 2019년 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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