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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아비다르마의 의미

붓다 교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관점서 해설

붓다 사후 300~900년경
연구 조직화한 교학체계
아비달마, 논장으로 통칭
경장·율장 이후 논장 설립

아비다르마(阿毘達磨, abhidharma)란 붓다의 가르침을 그의 사후 약 300~900년경의 학승들이 연구 해명하여 하나의 지적체계로 정리하고 조직화한 교학체계를 의미한다. 우선 용어상으로 살펴보면, 한자어로 ‘아비달마(阿毘達磨)’란 원어인 산스크리트어 ‘아비다르마(abhidharma)’의 음역어(음사)인데, 팔리어로는 ‘아비담마(abhidhamma)’로 불린다. 아비다르마는 산스크리트어 ①‘아비(abhi)’와 ②‘다르마(dharma)’의 합성어인데, ①접두어 ‘아비(abhi)’란 ‘~에 대하여’나 ‘뛰어난 혹은 승의’의 의미로 해석되고, ②‘다르마(dharma)’란 ‘교법이나 가르침’의 의미로 쓰인다. 요컨대 ‘아비다르마’는 ⒜‘붓다의 교설에 대한 다양한 해석 혹은 이해방식’이나 ⒝‘열반으로 인도하는 승의의 뛰어난 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아비다르마는 붓다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조직화한 것으로, 이는 붓다의 가르침을 논리정연하게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청정한 무루(無漏)의 지혜를 증장시키거나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경장이나 율장 등의 연구와 사상체계, 그리고 그들의 해설서나 주석서들을 비롯한 여러 논서 등을 말한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아비달마논서(阿毘達磨論書, abhidharma-śāstra)로 부르는 것이 적합한데, 이를 간단히 아비달마로 칭하거나 논장(論藏)으로 통칭하기도 한다. 붓다 당시의 초기불교시대는 붓다의 가르침을 전하는 경장(經藏)과 승단을 유지하기 위한 계율 등이 정리된 율장(律藏)이 먼저 성립하고, 그 후 아비달마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논장이 성립하게 된다. 이러한 경장, 율장, 논장을 합하여 3장이라 통칭한다.

붓다의 가르침(佛敎, buddha-deśenā)은 붓다가 열반에 든 후, 상수제자인 마하가섭과 아난을 비롯한 아라한과에 이른 여러 제자들이 함께 모여 기억하고 있던 그의 생전의 가르침을 합송하여 정리한 후 승단에서 전승된 것을 말한다. 흔히 붓다의 교설을 북전계통의 유부를 비롯한 여러 부파에서는 아가마(阿含, āgama)라고 부른다. 반면에 남전계통인 상좌부에서는 니카야(nikhāya)로 부른다. 현재 아가마로는 한역 ‘장아함경’ ‘중아함경’ ‘잡아함경’ ‘증일아함경’ 등의 4부 아함이 존재하고, 팔리어로는 남방 상좌부의 5부 니카야가 전해지고 있다. 

사실 아비달마적인 경향은 초기경전의 일부에서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 하지만 부파별로 전승된 초기경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논의는 기원전 3세기 무렵 붓다의 가르침이나 율에 대한 견해나 해석의 차이에 따라 보수적인 상좌부와 진보적인 대중부로 나뉜 근본분열을 거쳐, 그 후 20개 부파로 분열된 부파불교나 아비달마불교 시대에 이르러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북전의 설일체유부와 남방 상좌부의 아비다르마는 아비다르마불교의 교리체계와 그 분석적 방법론의 특징들을 잘 보여준다. 

아비다르마 불교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붓다의 가르침이나 여러 교설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는 점에서 붓다의 교설을 일관되게 이해하거나 정리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아비다르마 불교는 매우 안정적인 경제적 지원 하에 승원과 교학중심의 불교적 특징을 가지며, 아라한을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는 자기구제적인 불교적 특징을 드러낸다. 따라서 대승불교에서는 작은 수레(hīnayāna)를 의미하는 소승불교(小乘佛敎)로 폄하하기도 한다. 결국 아비다르마는 아비달마논서를 비롯한 아비다르마 불교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이해되며, 이는 중관과 유식사상을 비롯한 대승불교가 흥기하는 토대가 되고 있는 점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76 / 2019년 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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