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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도유럽어족과 불살생의 탄생 ①

기자명 고용석

불살생 배경, 인도유럽어에서 찾다

인도유럽어는 현재 많이 쓰는
13개 언어 중 9개 언어의 조상
목축·육식 즐긴 쿠르간족 언어
불교 등장은 기원전 5∼6세기

유럽인의 역사는 정말로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문자 사용을 시작한 기원전 800년이나 400년경에야 시작된 것일까? 서구역사에 대한 시각은 그 이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쿠르간 유목민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인도유럽어’라 불리는 언어학적 발견에 있다. 학자들은 오늘날 인류의 절반 가까이가 사용하는 인도유럽어가 기원전 3500년 훨씬 이전에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윌리엄 존스(1746∼1794)가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그리스어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같은 근거에서 고트어, 켈트어 등이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뿌리이며, 고대 페르시아어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한 내용을 발표한 후 인도유럽어의 개념이 생겨났다. 인도유럽어는 독일어와 영어, 힌디어, 펀자브어 등을 형성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3개 언어 중 9개의 조상이다. 쿠르간 유목민이 퍼트린 인도유럽인은 할슈타인 문화권, 라우지처 문화권, 북구문화권, 핀·우그리아 문화권, 스키타이족, 키메르족, 트라커족, 리디아족, 아르메니아족, 메디아족 등 유럽과 인도까지 모두 포괄하는 문화를 형성해 냈다.

기원전 3000년 이전,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 선사시대에 현생 유럽인의 선조가 러시아 스텝 지역에서 유럽으로 유입됐다. 지질학적 증거로 볼 때 기후변화가 이들을 외부로 나가게 만든 주요 요소였다. 쿠르간족이 진출하기 전 유럽에는 농경 위주의 선주민이 있었다. 이들은 고도의 농경문화를 일으켰고 위대한 여신을 숭배하는 모계 중심사회였다. 이곳에서 정교한 형태의 금속제품과 다양한 형태의 토기 제품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위에 새겨진 여러 문양과 기호들에 문자의 흔적이 보이지만, 아직 해독되고 있지는 않다.

쿠르간족은 주로 동물을 사육하고 육식을 즐기는 목축인이었고 농업은 부업에 불과했다. 군사적 우위는 말을 길들여 타는데 있었고 가부장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쿠르간은 ‘거대한 언덕’, 즉 동부·중부 유럽 지역에 많은 봉분들을 말한다.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기원전 5000년에서 3000년 전에 소아시아에서 유래한 농경민족이 발칸반도를 거쳐 흑해 북안 지역에 살며 기마민족이 되어 강한 무력으로 유럽과 아시아 각 지역을 정복해 나갔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를 쿠르간 문화라 하고 이들의 언어가 인도유럽어다. 이 명칭은 언어분포상 서쪽 끝이 유럽, 동쪽 끝은 인도에 달하기 때문이다. 

쿠르간 문화는 사제와 전사 평민의 세 계층에서 조직되었다. 소를 부의 기준으로 삼았으며  대규모 목축 및 수준 높은 군사기술, 속도와 이동성을 방위의 척도로 여겼다. 대지는 획득하고 소유하고 이용 가능한 대상일 뿐, 신성하거나 본질적 가치로 보지 않았다. 소속감은 오로지 소와 무기, 그것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내면화되고 고정되어 있었다. 스텝지방의 유목민들은 그것으로 강한 독립성과 호전성, 진취성과 실용성 같은 새로운 의식을 이끌어냈다. 이 의식이 근대의 심리학적 기틀을 형성했다면 쿠르간족의 소는 근대 자본주의와 식민시대의 경제적 기틀을 마련했던 셈이다. 소(cattle)와 자본(capital)은, 동일한 어원이다.

기원전 2000년부터 전투 경마차를 활용해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던 히타이트와 아리안족, 미케네인들이 등장한다. 두 마리의 말이 이끌고 바퀴가 달린 이 마차는 가벼워서 빠르게 달리면서, 쉽게 방향전환이 가능한 현대의 탱크와 같았다. 특히 아리안족이 인도 북서부의 인더스 강 상류 지역에 유입되는데 그곳에는 모헨조다로, 하라파 등 여러 기획도시를 세울 정도로 고도의 문화를 일으킨 흑인계열의 선주민이 있었다. 이들은 살상용 무기가 없고 대지의 여신을 숭배하며 왕의 흔적이 없는 상당히 수평적 관계의 문화를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의 등장은 기원전 5∼6세기경이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476 / 2019년 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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