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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스님 꼿꼿한 기상 서린 ‘심우장’ 사적 된다

  • 성보
  • 입력 2019.02.12 11:18
  • 수정 2019.02.21 17:10
  • 호수 1477
  • 댓글 1

문화재청, 2월12일 사적 예고
명칭 속 ‘나 찾자’ 깨달음 담겨
독립운동 활동 흔적 가치 높아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독립운동가 만해 스님의 유택이자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심우장(서울특별시기념물 제7호)이 사적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월12일 서울 성북구 ‘만해 한용운 심우장’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심우장은 스님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스님(1879~1944)이 1933년 건립해 여생을 보낸 곳으로 만해 스님의 독립의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형적인 근대기 도시 한옥으로, 남향이 아닌 동북향인데 이는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을 거부한 것이라는 일화가 전한다.

‘심우(尋牛)’란 명칭은 선종(禪宗)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10가지 수행 단계중 하나에서 유래했다. 소를 사람에 비유해 ‘읽어버린 나를 찾자’는 의미다.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목조 골기와집으로 사랑방과 안방, 부엌 등으로 설계된 심우장은 민족지사와 문인들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곤 했다. 방에는 스님의 글씨, 연구논문집, 옥중공판기록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현판은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서예가 오세창(1864~1953)이 쓴 것이다.

1879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한 만해 스님은 16세에 설악산 오세암으로 입산해 27세인 1905년 설악산 백담사에서 정식 출가했다. 스님은 한문 경전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 등 불교의 대중화에 주력했다. 1910년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을 저술했으며 1914년에는 ‘불교대전(佛敎大典)’을 간행했다. 3·1만세운동 때는 용성 스님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해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출옥하는 날, 환영나온 지난날의 동지들에게 환영하러 나올 것이 아니라 환영받는 사람이 되라고 일갈했다는 일화가 있다.

1926년 근대 한국 시의 기념비적 저작인 시집 ‘님의 침묵’을 발간하는 등 평생 글을 쓰며 민족운동과 불교 혁신을 위해 매진했던 스님은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광복 한 해 전인 1944년 5월9일 심우장에서 생애를 마쳤다.

전반적으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심우장이 사적으로 지정되면 2017년 10월 등록문화재 제519호로 등록된 ‘구리 한용운 묘소’와 함께 항일독립 운동정신을 기릴 수 있는 뜻깊은 장소가 될 것이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독립운동 활동과 애국지사들과의 교류 등에 대한 흔적이 남아있다는 측면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2월12일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만해 한용운 심우장'. 문화재청 제공.

[1477 / 2019년 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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