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담은 ‘본생경’에서 매에게 쫓겨 수행자 품에 날아든 비둘기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러준 가르침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러나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가르침은 바쁜 일상에서 종종 잊혀지기 일쑤다.
이 책 ‘숲속에서’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의 휴식과 함께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동심으로 돌아가 다른 생명체와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컬러링 북이다.
초보자들도 수채화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해 편안하게 따라 그릴 수 있다. 책은 왼쪽 페이지에 삽화의 스케치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서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조언과 순서, 물감, 도구에 관해 설명한다. 따라서 완성된 그림을 한 장씩 뜯어 나만의 갤러리를 꾸밀 수도 하다.
책은 크게 4가지 기법을 선보인다. 우선 물감이 다 마른 상태에서 색칠 할 수 있는 ‘웨트 온 드라이(Wet on dry)’는 세부 표현을 하거나 예리하고 깔끔한 선을 더할 수 있다. 애벌레, 무당벌레, 꽃, 제왕나비, 나무, 층층나무 장미 등을 그려볼 수 있다. 이어 젖어 있는 종이에 물감을 더하는 ‘웨트 온 웨트(Wet on wet)’ 기법은 종이에 물을 묻힌 후 물감을 더하는 방법과 물감이 마르기 전에 새로운 물감을 덧칠하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해 수채화의 멋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박새, 깃털, 달팽이, 파랑새, 다람쥐, 들장미, 국화 등이 있다.
세 번째 ‘털 그리기(Painting fur)’는 앞에서 배운 웨트 온 드라이와 웨트 온 웨트 기법을 모두 사용해 곰, 아기 사슴, 토끼, 코요테, 비버 등 귀여운 동물들을 그릴 수 있다. 네 번째 ‘잉크 앤 워시(Ink and wash)’는 유성 도구로 스케치 한 후 재빨리 연한 물감을 채색하는 기법으로 난이도가 조금 높다. 하지만 급하게 그린 듯한 효과가 특유의 매력인 이 기법을 통해 잠자리, 도롱뇽, 솔방울, 산딸기, 청개구리, 올빼미 등을 만날 수 있다.
우아한 층층나무 장미와 사랑스러운 아기 사슴, 반짝이는 등딱지가 매력적인 무당벌레 등 숲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생명체를 수채화로 그려보면서 생명의 존귀함을 새삼 깨닫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77 / 2019년 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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