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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교도소에서 온 감사편지

새해가 되면 신문사로 적잖은 편지가 교도소에서 온다. 정갈한 글씨며 정성껏 그린 그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내용들을 읽다보면 보람과 감동을 한꺼번에 맛보게 된다.

인쇄된 글씨가 흔한 세상에, 옛 추억을 떠올리듯 정성을 들여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는 인간의 온기와 한 사람의 정성과 불자로서의 신실함이 같이 읽힌다. 그리고 일불제자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도반으로서의 인연을 느낀다. 불성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모두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확인하게 된다.

대부분의 편지는 신문 보시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감사편지다. 그리고 감사편지 못지않게 신규로 신문 보시를 요청하는 편지들도 넘치게 온다.

재소자들의 편지를 읽다보면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몰록’ 떠올리게 된다. 일대사인연은 부처님과 중생과의 만남을 뜻한다. 경전에서는 부처님께서 중생에게 깨달음의 지혜를 열어 보이고 경험하고 확인해서 마침내 모두 깨달음을 성취한 부처가 되게 하려고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중생의 입장에서 일대사인연은 오로지 한 번뿐인, 그리고 다시 만나기 힘든 축복이며 기연이다.

요즘은 일대사인연이 흔한 세상이다. 부처님을 만나지 않아도, 절에 가지 않아도, 책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한 번만이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접한 사람까지 인연으로 헤아린다면 일대사인연은 차고 넘칠 것이다.

그러나 일대사인연은 간절해야 한다. 간절하게 불법을 구하고, 삶 속에서 실천해야 일대사인연이다. 비록 수인이지만 신문을 통해 만나게 된 불교에 감사하고, 눈물로 참회하고, 이를 깊이 새겨서 수행하는 재소자들에게 불교는 기연이며 최고의 일대사인연일 것이다. 그렇다면 불자들은 모두 일대사인연을 만난 것일까? 진실로 불법을 구하겠다는 그 간절함이 남아있는지 스스로 관조해 볼 일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77 / 2019년 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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