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다르마의 이론체계 ①
55. 다르마의 이론체계 ①
  • 김재권 교수
  • 승인 2019.02.18 15:07
  • 호수 1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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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진리를 의미, 삼학을 통해 체계적 이론으로 정립

불교에선 ‘진리·가르침’ 의미
힌두교, ‘규범·의무’로 뜻 달라
초기불교는 다층 의미 사용
후대 갈수록 의미가 세분화

일반적으로 다르마(法, dharma)란 사회적 규범이나 의무를 비롯한 진리와 가르침, 그리고 현상이나 존재요소 등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용어상으로 다르마(dharma)는 산스크리트어이고, 어원적으로는 ‘유지․지탱하다(to hold)’ 등의 의미를 가지는 ‘동사어근 √dhṛ’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팔리어로는 담마(dhamma)이고, 한역에서는 달마(達磨) 등으로 음역되거나 법(法)으로 통용된다. 법은 불교적인 맥락에서는 주로 ①진리 ②가르침 ③현상 ④존재요소 ⑤사물 등의 의미로 쓰인다. 반면에 힌두교적인 맥락에서 법은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거나 지탱하기 위한 ‘사회적 규범이나 의무’ 등의 의미로 쓰인다. 이런 점에서 법은 불교와 힌두교에서  의미상 차이를 보이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초기불교에서 법은 위의 5가지 중 여러 문맥 속에서 주로 ①진리 ②가르침 ③현상 등의 의미로 쓰인다. 대표적인 것이 ‘연기를 보는 자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 연기를 본다’는 구문이다. 연기와 법의 관계는 초기불교에서 아비달마를 거쳐 유식학에 이르기까지 관통하고 있는 핵심사상이다. 이때 법의 의미는 의견이 분분하고 문맥상 다소 모호하지만, ①진리나 ③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초기불교에서는 이제적(二諦的)인 개념이 불분명하지만, 문맥상 법은 세속과 승의에 걸쳐있는 다층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아비다르마불교에서 법은 철학적인 측면이나 수행론적인 맥락에서 ③현상이나 ④존재의 구성요소 등으로 좀 더 명확하게 쓰인다.

요컨대 아비달마불교에서는 교리체계가 이제적인 관점에서 더욱 명확해지고, 다르마의 이론체계도 설일체유부는 번뇌로 인한 윤회와 업의 굴레와 그 실존적 괴로움의 문제를 벗어나는 구조를 고제․집제․멸제․도제라는 4성제의 패러다임으로 설명한다. 한편 상좌부 불교는 번뇌와 업의 문제를 해결하여 청정한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초기경전의 핵심적인 교법을 계․정․혜라는 3학의 실천체계를 통해 심도 있게 설명한다. 사실 초기불교의 가르침이 모두 4성제와 8정도에 포섭되듯이, 다르마의 이론도 역시 북전은 4성제를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남전은 8정도가 3학으로 포섭되는 점을 고려하면 3학의 실천체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북전과 남전의 다르마 이론은 모두 초기불교의 교법을 실질적으로 계승하고, 각 부파의 독특한 입장을 반영한 아비다르마적인 분석을 통해 더욱 명확히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다르마의 이론체계는 4성제와 8정도 혹은 3학의 체계를 이론적 기반으로 정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전에서는 초기불교에서 일체법의 분류방식, 즉 불교의 인간관을 제시하는 5온설, 인식주관(6근, 6내처)과 인식대상(6경, 6외처)의 연기적 관계를 나타내는 12처설, 인식주관(根)과 인식대상(境)의 연기적 관계를 토대로 발생하는 인식(識)의 구조를 보여주는 18계설 등이 설일체유부의 5위75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포섭된다. 이는 인식과 존재의 연기적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혹은 육체적 현상들과 다양한 심리적 현상들을 세분화하여 존재들을 유위의 법체계(72법)와 무위의 법체계(3법)로 분류한다. 즉 물질적 현상은 ①색법(色法)으로, 심리작용이나 심리적인 현상들이 일어나는데 근거가 되는 마음자체는 ②심법(心法), 심리작용이나 심리적 현상들은 ③심소법(心所法) 등으로 환원시켜 일체존재를 인과관계의 적용을 받은 유위법(72법), 인과관계를 벗어난 무위법(3법) 등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설일체유부의 5위 75법이라는 다르마의 이론은 3세에 걸친 다르마의 존재를 인정하는 독특한 견해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77 / 2019년 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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