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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10방삼보계

기자명 법장 스님

내부 문제 외부에 의존하면 공동체 이유 상실

무릇 보살이라고 할것 같으면
외도나 악인이 불교 비방하면
수백개 창 찔리는 아픔 느껴야
외도 의탁해 비방현실 우려돼

그 동안 말 못하고 숨겨두었던 문제들을 용기 내어 고백하는 일이 여러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자신의 어려운 일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용기 있는 고백은 사회를 바르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움직임이다. 우리는 이런 일에 대해 남의 일인 듯 묵인하거나 차가운 시선을 가져서는 안 된다.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남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에, 이런 용기 있는 고백을 한 사람들을 보호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반면에 이런 현상을 악용하여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돌리거나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덮어버리려는 악행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악행은 대중을 선동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비난 등을 일삼아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또한 대중들이 이런 자극적인 일에 쉽게 이끌려 본질에서 벗어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사회뿐만이 아닌 여러 종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불교도 작년 한 해 동안 여러 문제와 어려움을 겪고 새롭게 서원을 세우며 새해를 맞이했다. 지금도 불교를 쇄신하고 보다 청정한 승가로 이끌어 가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수행정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법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부대중끼리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여 불교에 큰 상처를 주고, 불교의 문제를 사회적 기준과 비불교인들의 사견으로 판단하여 불교를 비방하는 일도 있었다.

불교는 승가라는 수행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종교로서, 승가에는 공동체 규범인 계율이 존재한다. 계율은 내부적으로는 승가가 청정하게 수행정진하며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기준이며 외부적으로는 불교가 잘 갖추어진 종교로 인정되어 사회적 존중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불교의 문제는 계율을 기준으로 승가의 사부대중이 화합하여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범망경’에서는 ‘제10방삼보계(謗三寶戒)’라는 조항을 두어 불교의 삼보를 비방하는 것을 중죄로 보고 있다. 계의 내용을 보면 “보살은 스스로 불교를 비방하거나 남을 시켜 비방하면 안 되며 외도나 악인이 한 마디라도 부처님(불교)을 비방하는 말을 들으면 삼백 개의 창으로 가슴을 찔린 듯한 아픔을 느껴야 한다. 하물며 자신의 입으로 비방하여 신심과 효순심을 없애겠는가? 그럼에도 악인과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을 도와 불교를 비방하는 것은 보살의 바라이(중죄)”라고 한다.

사부대중으로서 불교를 비방하는 말을 듣게 되면 큰 아픔을 느끼며 불교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사부대중이 화합하여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자신의 의견이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외부의 힘을 이용하거나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해결하려는 것은 오히려 불교를 갉아먹고 비방하는 중죄를 범하는 것이다. ‘범망경’은 비록 위경이기는 하나, 그 배경에는 부처님께서 불교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비추어 보시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하신 것이다. 이 ‘방삼보계’는 내외의 비방과 왜곡으로부터 불교를 지키기 위해 중죄로써 금지하신 것이다.

이에 대해 현수법장 스님은 “삼보를 비방하는 죄는 오역죄와 같아서 아비지옥에 떨어지며,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더라도 눈이 없는 과보를 받게 된다”고 하며, 비난을 듣는 청중의 인원에 따라 비난의 무게가 무거워지기에 그 죄도 또한 무거워진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불교의 문제는 사부대중이 모여 불교적인 가치관으로 계율에 따라서 판단하고 포살과 갈마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승가는 공동체이기에 그 구성원이라면 승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청정승가를 만들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스스로를 비난하는 공동체가 오래 유지될 리 없으며, 내부의 문제를 외부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 공동체의 존재이유는 상실된다. 우리의 승가가 보다 청정한 수행공동체로 나아가려면 우리 사부대중이 화합하고 불교인다운 행동과 책임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정진해야 하는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77 / 2019년 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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