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냄새 솔솔…오늘은 우리 동네 ‘전통장’ 담는 날”
“메주 냄새 솔솔…오늘은 우리 동네 ‘전통장’ 담는 날”
  • 송지희 기자
  • 승인 2019.02.26 17:15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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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노인종합복지관, 2월26일
‘종로&장금이’ 일환으로 진행
전통 계승으로 공동체 의식도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관심 확산
종로노인복지관이 2월26일 종로&장금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장 담그는 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참석 내빈들도 메주와 재료를 장독에 넣으며 장담그기에 동참했다.
종로노인복지관이 2월26일 종로&장금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장 담그는 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참석 내빈들도 메주와 재료를 장독에 넣으며 장담그기에 동참했다.

“우리나라 전통 ‘장’에는 자연 발효의 미학과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전혀 없어요. 기본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메주 한말에 물은 두세배, 물과 소금의 비율은 10대 3입니다. 자, '전통장' 담글 준비되셨나요?”

2월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 5층 장마당이 쿰쿰하면서도 고소한 메주 냄새로 가득 찼다. 연노란색 조끼를 입은 어르신과 지역주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은 한식진흥원 이사장 선재 스님의 전두 지휘 아래 장독에 메주와 소금물, 각종 재료를 채워내며 연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종로노인복지관(관장 정관 스님)이 주도하는 ‘우리동네 장 담그는 날’ 풍경이다. 이날 행사는 종로복지관이 진행해 온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종로&장금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2018년 말 ‘장 담그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되면서, 종로구(구청장 김영종)와 공동주관으로 ‘장독분양사업’을 진행하는 등 그 규모가 한층 확대됐다.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사전접수한 서울시민 65명과 동숭어린이집 원아 등 지역 아동·청소년 30여명은 내내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눈을 빛내며 메주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모습에 기대감과 설렘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한 참석자는 “된장과 고추장은 항상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는데 돌아가신 후 시중에 판매하는 된장을 사먹을 수밖에 없었다. 옛 맛이 그리워 신청했다”며 “된장을 직접 만드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어떤 맛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정세균 국회의장도 “어린시절 콩을 디딜방아로 찧어 메주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월이 지나며 먹는 방법도, 만드는 방법도 점차 달라지겠지만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잘 이어가는 것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그렇기에 종로복지관의 ‘종로&장금이’가 더욱 반갑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식진흥원 이사장 선재 스님이 직접 전통장 담그기 특강 및 시연을 진행했다.
한식진흥원 이사장 선재 스님이 직접 전통장 담그기 특강 및 시연을 진행했다.

이날 장담그기 시연을 위해 특별 초빙된 선재 스님은 행사에 앞서 전통장에 담긴 가치를 알기 쉽게 전한데 이어, ‘전통장 담그기’ 노하우를 전격 공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스님은 “한국 전통 발효음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 스스로 전통문화를 지키고 이어가지 않으면 의미 없는 과거가 될 뿐”이라며 “전통이 우리 삶과 만나는 오늘 자리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장담그기 행사를 통해 분양된 장독은 총 26개. 메주를 만든 콩을 비롯해 소금, 건고추, 건대추와 숯 등 재료는 모두 도농교류를 통해 마련한 우리농산물이다. 앞으로 1년여간 숙성을 거치는 과정에서 ‘정통장 전승단 종로&장금이’ 어르신들이 장독을 상시 관리, 점검하게 된다.

관장 정관 스님은 “‘종로&장금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가진 삶의 지혜를 적극 활용해 지역사회에 전통장 전수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전시켜 지역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나아가 ‘장 익는 마을’로 마을 브랜드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종로노인복지관은 ‘종로&장금이’를 통해 장을 담그고 분양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전통장 문화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장체험관과 장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과 시민들이 직접 만든 된장과 고추장, 간장, 조청류를 판매하며 수익금은 복지사업기금으로 환원된다.

한편 종로복지관은 4월경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장가르기’, 11월 숙성된 장을 용기에 담아 나누는 ‘장독 비우기’를 연이어 진행할 예정이다. 9월에는 우리의 전통장 문화를 알리고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종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제3회 종로장축제’도 개최한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종로노인복지관은 2월26일 과내 5층 장마당에서 '종로&장금이-우리동네 장담그는 날'행사를 진행했다.
메주를 장독에 넣으며 신나하는 아이들.
메주를 장독에 넣으며 신나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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