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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한(風顚漢)

황 대표와 정치인의 품격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가 됐다. 황 대표는 “문 정권의 폭정에 맞서는 전투가 시작됐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해야 폭정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까지 부른 비극적 사태에 책임져야 할 전 총리의 화려한 정계복귀에 참담해하는 국민들이 많다.

2015년 총리로 임명된 그는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35개 종교단체가 임명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하는 등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 적이 있다. 광신을 넘나드는 종교관, 퇴행적 역사인식, 각종 비리의혹 때문이다. 황 대표는 검사의 신분으로 신정일치를 꿈꾸는 성시화 운동에 참여했다. 일요일은 하나님의 날이라며 일요일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것은 합법이라고 판단한 법원을 비판하고 교회과세도 반대했다. 특히 샘물교회 교인들의 아프간 피습살해사건에 대해 선교는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독려하는 황당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4·19는 혼란이고 5·16은 혁명이라며 헌법적 가치를 부정했다.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이라는 황 대표는 군대를 가지 않았다. 두드러기 일종인 ‘만성담마진’으로 면제판정을 받았는데, 다음 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로 아팠던 사람이 어떻게 사법시험에 합격했는지 그 눈물겨운 인간승리에 국민들은 실소를 보내고 있다. 황 대표는 검사퇴임 후 17개월 만에 16억원의 고액수임료를 올려 전관예우 논란을 불러왔으며, 과태료 상습체납, 장남의 불법증여 및 증여세 탈루 의혹 등 크고 작은 비리의혹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임제록'에 풍전한(風顚漢)이라는 말이 있다.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비상식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황 대표는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라는 저서를 통해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신념의 소유자가 제1야당의 대표라면 곤란하다. 종교와 정치를 구분하는 최소한의 상식만이라도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79 / 2019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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