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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미세먼지는 탐욕의 결과물

스마트폰 속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기를 뿌옇게 가득 덮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보발령이 처음에는 고맙다가 종국에는 국민적 스트레스가 됐다. 이런 종말적인 재난에 마스크 착용 안내 문자나 남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역습은 영화에 등장하는 지구 종말의 스산한 분위기와 너무도 닮아있다. 

그러나 최장기간 계속된 미세먼지에 불안했지만 일주일 이상 계속되니 적응이 됐다. 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는 냄비 속 개구리가 느긋하게 헤엄을 치다가 결국 삶아져 죽듯이, 우리 또한 냄비 속 개구리처럼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서해에 밀집된 화력발전소 분진이 섞여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대기오염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됐다는 증거를 대라며 어깃장을 놓고, 정부 또한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고농도 미세먼지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미세먼지는 티끌이다. 한자로 진(塵), 또는 미진(微塵)이라 한다. ‘화엄경’에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하나의 티끌에 온 세상이 담겨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주든 세상이든, 모든 것은 우리 마음과 업력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그래서 결국 미세먼지의 역습은 개개인의 탐욕이 모여 빚어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결과물이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문제는 먼지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절제하지 못하는 우리의 탐욕에 문제가 있다. 계속되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역습에도 과도한 에너지소비를 자제하지 못하고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태운다면 재앙은 현실이 될 것이다. 미세먼지가 주는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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