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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마음의 구조①

아비달마불교, 마음과 마음작용 구체적 제시

초기불교, 마음구조와 작동
유추 가능할 뿐 명확치 않아
설일체유부의 5위75법
마음원리·구조 명확제시

초기불교에서 마음의 구조나 작동원리는 아비달마불교나 유식학의 교설에 비하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다만 마음 혹은 마음의 구조와 관련된 용어들이 일체법의 분류방식인 5온․12처․18계설이나 4념처의 수행, 12연기설 등의 여러 교설 속에서 확인될 뿐이다.

초기경전에서 마음은 4념처의 4가지 대상 중 하나인 ‘심(心, citta)’으로, 12처의 구성요소인 의근(意根, manas)으로, 18계의 구성요소인 식(識, vijñāna)의 형태 등으로 설명된다. 또한 5온에서는 마음이 18계와 동일하게 분별이나 판단작용을 나타내는 식(識, vijñāna)으로 쓰이고, 아울러 마음이 좀 더 세분화되어 느낌(受)․개념작용(想)․의지작용(行) 등의 심리적 현상이나 마음의 작용(心所)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한편 초기불교에서는 마음 자체(심)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심리적 현상이나 마음작용(심소)의 관계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다. 다만 마음(심)과 심리적 현상이나 마음작용(심소)의 유기적이고 연기적인 관계는 앞에서 언급한 5온설이나 12연기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되는 정도이다. 

반면에 아비달마불교는 마음의 구조나 인식의 구조가 마음 자체(심)와 마음작용(심소)의 연기적인 관계에 대한 견해차이 등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먼저 심(心)은 신․구․의의 3가지 업(業)이 ‘집기(集起)하기 때문에 심이다’라고 정의한다. 의(意)는 ‘사량(思量)하기 때문에 의이다'라고 하며, 식(識)은 ‘요별(了別)때문에 식이다'라고 설명된다. 

이러한 마음은 18계의 구조에서 7심계(心界)에 대한 논의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우선 7심계란 18계의 구조에서 마음에 해당하는 구성요소인 의계(意界)와 6가지 인식(6識界), 즉 ①안식(眼識), ②이식(耳識), ③비식(鼻識), ④설식(舌識), ⑤신식(身識), ⑥의식(意識) 등의 7가지 마음을 말한다. ‘아비달마구사론’의 기술을 살펴보면 ‘마음은 의계 1가지 혹은 6식계라는 6가지 인식(識)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즉 18계 가운데 ⒜의계 혹은 ⒝6식계가 빠지게 되면  ⑴‘12계’ 혹은 ⑵‘17계’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취지이다. 설일체유부에 따르면 마음은 6종의 대상에 따라 현재에 생기했다가 그 다음 순간에는 다시 과거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이때 6종의 인식(識)은 현재에 활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인식(識)으로 불리며, 의계는 6종의 인식이 현재에 활동을 마친 후 다음 순간에 사라진 과거의 마음을 기준으로 삼아 의계(意界)로 불린다고 한다. 

인식의 구조상 의근과 의식을 기준으로 볼 때, 전5근(안근~신근)은 전오식(안식~신식)의 의지처가 되고, 의계(意界) 혹은 의근(意根)은 의식의 의지처로 기능한다고 본다. 예컨대 의계는 전오식이 현재에 활동을 마치고 사라질 때나 의식이 현재에 활동하기 위한 근거 혹은 의지처로서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마음의 활동이나 인식현상을 설명할 때 의계와 6식계는 반드시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된다. 요컨대 마음의 구조와 인식의 기본구조를 근과 식의 긴밀한 관계, 즉 소의(所依)와 능의(能依) 관계로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설일체유부의 5위75법 가운데 마음 자체는 심법(心法, 1가지)으로 분류되며, 다양한 심리적 현상들이나 마음작용들은 심소법(心所法, 46가지)으로 분류된다. 사실 5위75법의 체계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마음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바로 심법과 심소법의 문제이다. 이때 심과 심소의 관계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문제는 철학적․수행론적 맥락에서 마음의 작용원리나 그 구조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김재권 능인대학원대학교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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