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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불교와 수학-미분 적분

인간은 무한히 나누면 무아이고 합치면 연기다

미적분에서 물리학 법칙 유도
모든 천체 타원운동 사실 입증
종교는 무책임한 ‘선언의 역사’
자아는 무아이자 연기체일 뿐

수학에는 미분과 적분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미분과 적분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물리학의 근본법칙들이 유도되었다. 케플러(1571~1630)는, 스승 티코 브라헤가 평생 축적한 화성 운동 관측 자료를 통해, 화성의 공전궤도가 타원이라는 걸 알아냈다. 소위 행성운동 3법칙을 발견했다. 그런데, 태양계 행성의 궤도는 모두 타원이지만, 어떤 행성은 거의 원에 가까워 관측자료만으로는 타원이라는 것을 확정하기 어렵다. 뉴턴(1643-1727)은 미적분학을 발명하고 이걸 이용해 행성운동 3법칙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다. 즉 모든 행성이, 사실은 우주의 모든 행성이, 이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모든 천체가 타원운동을 한다는 걸 증명하는 것은, 100해(垓)개나 되는 모든 천체를 다 관찰할 수 없으므로, 관찰만으로는 불가능하나, ‘중력의 법칙’과 ‘운동의 법칙’과 ‘미적분학’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이런 일은 명상을 통해서는 절대로 알 수 없다. 명상 만능주의에 빠지면 큰일난다. 명상을 통해서 전기·전구·기차·자동차·비행기·전자통신·스마트폰·내시경·MRI 등을 발견한 적이 없으면서도, 우주를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망상이다. 원자·아원자·소립자 등 미시세계를 알아낸 적도 없다. 눈은 극히 작은 걸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주는 크기 때문에 알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 한 번 보고 타원궤도를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케플러처럼 반복해 관찰하고 데이터를 쌓으면 모를까. 아무튼 명상을 통해서 인류 과학기술 발전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증거는 없고, 선언뿐이다. 종교의 역사는 선언의 역사라 할 정도로 무책임한 선언으로 가득하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그리스인들은 원을 가장 완벽한 기하학적 도형으로 간주하고, 모든 행성과 천체의 궤도를 원으로 간주했는데, 뉴턴이 타원, 즉 찌그러진 원이라는 걸 수학적으로 증명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달,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등 행성들과 별 등 천체가 완벽한 구(球)라고 생각했다. 한나라 대학자 왕충에 의하면 당시 유가(儒家)들도 천체가 완벽한 구라고 믿었다.

이들은 아직 비대칭의 아름다움을 모른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뇌는 물질적으로는 좌우대칭이지만, 기능면에서는 비대칭이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다르다. 서로 다른 인격체라고 할 정도로 다르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인 뇌량(腦梁)이 끊어지면 두 개의 인격 또는 두 개의 의식이 동시에 나타나며, 놀랍게도 환자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다. 예를 들어, 왼손은 모자를 쓰려하고, 오른손은 벗으려 한다. 그리고 본인은 자기가 그런 두 가지 상호 모순적인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좌뇌는 언어와 이성적 논리적 분석적 기능을 담당하고, 우뇌는 예술과 감성적 통찰적 통합적 기능을 담당한다. 인간은 혹은 인간의 의식은 이 두 개 의식의 통합이다. 

구분구적은 대상을, 길이·면적·부피·무게 등 양을 측정하기 쉬운, 작은 조각들로 나눈 다음 각각의 양을 다 더해 전체의 양을 구하는 수학적 기술이다. 조각들을 더 작게 나눌수록 정확한 양을 얻는다. 즉, 참값에 가까워진다. 인간도 잘게 나눌수록 인간의 작동방식을 더 잘 알게 된다. 그 결과 무아연기(無我緣起)라는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무한히 나누면 참값을 얻게 된다. 무아연기라는 참값을 발견하게 된다. 참나(眞我 true atman)가 참값이 아니라, 무아연기라는 사실이 참값이다. 나누면 무아이고, 합치면 연기이다.

예를 들어 원주 길이와 지름의 비율인 원주율은, 원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각 조각을 직선으로 간주하고 즉 원을 다각형으로 간주한 다음 그 직선들의 길이를 다 더해서 원주 길이의 근사값을 얻음으로써 얻을 수 있다. 물론 잘게 자르면 자를수록 더 정확한 원주 길이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더 정확한 원주율을 얻을 수 있으며, 계속 자르면 특정한 수로 수렴하는데 그 수를 파이(3.141592…)라고 한다. 즉, 무한히 나누면 파이를 얻을 수 있다. 인간은 나누면 무아(無我)로 수렴한다. 나눌수록 무아로 수렴한다. 모여 있으면 유아(有我)처럼 보이나, 분해하면 무아이다. 자아는 연기체(緣起體)일 뿐이다.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 bgkang@postech.ac.kr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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