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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시대정신에 투철했고 중생제도에 충실했던 17명의 고승

  • 불서
  • 입력 2019.03.18 14:14
  • 호수 1481
  • 댓글 0

‘이이화의 명승열전’ / 이이화 지음 / 불광출판사

‘이이화의 명승열전’
‘이이화의 명승열전’

“백용성은 암흑시대를 살면서 불교 대중화와 민족 독립을 이루려는 의지와 고뇌를 한 몸에 짊어진 것처럼 실천하고 행동했다. 대각교를 표방해 새로운 시대정신에 따라 중생 제도를 이룩하려는 보살행을 도모했다. 그리해 물욕, 명예욕 따위란 한 점 끼어들 틈이 없었다. 승려의 몸으로 부처의 참제자가 되었고 고통 받는 민족을 구하려는 지도자가 되었다.”

역사학자 이이화의 눈에 비친 용성 스님이다. ‘이야기 한국불교사’에서 냉철한 시각으로 우리 불교사의 명과 암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저자가 한국불교사 속 인물 중에서 역사적으로는 시대정신에 투철했고, 불교적으로는 중생 제도의 신념에 충실했던 17명 고승들을 꼽아 ‘명승열전’으로 엮었다.

저자는 한 인물을 조명하면서 당시 시대정신에 얼마나 투철했는지를 중심으로 접근했고, 중생제도를 기본으로 한 대중불교나 참여불교 운동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살폈다. 즉,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타락하는 불교를 바로잡거나 대중교화에 얼마나 열중했는지를 검증한 셈이다. 

저자는 또 특정 인물을 기술하면서 그가 신비스러운 탄생 설화를 가졌는지, 남다른 이적을 보였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덕분에 17명 스님들 중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스님들도 포함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스님 출신으로 현실에 뛰어들어 개혁을 이루려 했던 인물도 있고, 중생을 제도하는 참불교를 구현하려 무던히 애썼던 스님도 있다. 또 모순된 현실 정치에 맞서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한판 대결을 벌이다 사라진 스님들도 있고, 비승비속의 행각을 벌이면서 궁극으로는 부처님께 귀의한 스님들도 있다. 물론 이들 모두 당시를 넘어 후세에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저자가 조명한 인물 중에는 우리나라 불교역사상 대표적인 인물인 원효 스님을 비롯해 타락한 신라가 무너질 때 새 나라 고려의 건국을 풍수지리설로 합리화한 도선, 나라의 자주성이 유린될 때 이를 지키려 했던 묘청, 고려 말기 온 나라가 부정에 휩쓸려 있을 때 풍파를 일으킨 편조(신돈) 등이 있다. 또한 19세기 끝 무렵 외세가 침투하고 내부 개혁이 필요할 때 등장한 천호(이동인), 친일불교를 청산하고 불교 대중화와 민족불교를 제창한 백용성과 한용운도 있다.

저자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선정된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승속의 경계를 허물고 번뇌 가득한 세간에 뛰어든 스님들이다. 그래서 당대의 현실 문제에 대한 깊은 사유를 통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몸소 실천하려 했던 이들이다. 또 전쟁이나 귀족의 횡포 등에 신음하는 민중을 위한 주의 주장을 펴기도 했으며 사회 개혁의 중심에 있기도 했던 인물들이다.

오랜 불교 인연을 갖고 있는 저자가 그만의 역사관을 통해 조명한 17명의 스님들 모습에서 이 시대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81호 / 2019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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