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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평택 심복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3단 구성된 팔각연화대좌의 중대에
괴수 머리 밟은 새끼사자 조각 특이

통일신라 후기 석조비로자나불
불신·대좌 있고 광배 없는 상태
설화엔 세 노인이 바다서 건져
파손 배 재목으로 절 짓고 봉안

평택 심복사 석조비로자나불상, 통일신라 후기, 높이 불상 121㎝ 대좌 107㎝. ‘신라의 사자’(국립경주박물관, 2006)

경기도 평택 심복사의 창건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통일신라 후기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오래된 사찰로 짐작된다. 1988년에 편찬된 ‘기내사원지(畿內寺院誌)’에는 고려말 경기도 파주 문산포에 살던 천씨, 박씨, 문씨 등 세 노인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바닷속에서 석불좌상을 건져내고 꿈속에서 부처가 일러준 대로 파손된 배의 재목으로 절을 지어 불상을 모셨다고 하는 설화가 전해진다.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는 불상이 현재 대적광전에 봉안된 석조비로자나불상이다.  

심복사 석조비로자나불상은 불신과 대좌를 갖추고 있으나 광배가 없어진 상태이다. 불상의 어깨는 각진 편이고 두 다리의 폭이 넓으며, 안정감 있는 자세로 앉아 있다. 굵은 나발이 표현된 머리 위에는 낮은 육계가 놓여 있다. 얼굴은 둥근 편이고, 가늘고 길게 뜬 눈과 작은 입이 표현되어 있으며, 코끝은 보수되었다. 

몸에는 양쪽 어깨를 덮고 있는 통견의 법의를 입었다. 옷주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띠주름 형태로 흘러내리면서 두 다리 사이에서 부채꼴 모양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가슴 위에는 내의가 대각선으로 표현되었으며, 내의를 묶은 리본모양의 띠매듭이 보인다. 특히 U자형으로 길고 굵게 늘어진 옷깃과 소매 끝단에 장식된 반원형의 꽃무늬 등은 867년의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과 유사하며 고려시대의 ‘화엄경변상도’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표현이다. 

두 팔은 몸에 꼭 붙인 채 가슴 앞에서 오른손이 왼손의 검지를 쥐면서 손등의 일부를 감싸고 있는 지권인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네모나고 반듯한 신체표현이나 지권인 형태, 일률적인 옷주름 등에서 형식화가 진행되었다. 이 때문에 이 비로자나불상의 제작시기를 고려 초기로 보는 설이 있다.    

대좌는 오랫동안 불단에 가려져 있었는데, 최근 불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드러났다. 3단으로 구성된 팔각연화대좌로 상·하대에는 앙련과 복련의 연꽃무늬가 장식되었다. 중대에는 구름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2마리의 사자 사이로 괴수의 머리를 밟고 있는 새끼사자가 조각되어 있는 특이한 예이다. 지권인과 사자가 표현된 대좌 형식은 비로자나불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상적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연유로 인하여 대좌에 사자가 표현된 것은 밀양 천황사 비로자나불상을 비롯하여 동화사 비로암 비로자나불상, 축서사 비로자나불상, 불곡사 비로자나불상, 비로사 비로자나불상 등 통일신라 후기의 비로자나불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렇듯, 대좌의 일부로 조형화된 사자상은 부처의 위엄을 상징하는 역할보다는 점차 수호적인 성격이 강해지면서 석탑, 석등, 능묘 주위에 환조로 조각되거나 석물의 표면을 장식하는 장엄용의 부조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81호 / 2019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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