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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긴 줄 알았던 무형의 불교자산 ‘땅설법’ 첫 학술 조명

  • 교학
  • 입력 2019.03.21 16:00
  • 수정 2019.03.21 16:04
  • 호수 1482
  • 댓글 6

홍윤식 교수 등 학자 5명 참여
3월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안정사 다연 스님 땅설법 시연도

삼척 안정사 다여 스님과 신도들이 땅 설법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삼척 안정사 다여 스님과 신도들이 땅 설법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일제강점기와 불교정화기를 거치며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던 땅설법이 지난해 전승되고 있음이 처음 밝혀진 가운데 이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첫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한국불교민속학회(회장 홍윤식)는 3월30일 오후 1~5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땅설법의 계승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 및 땅설법을 시연한다.

땅설법은 스님들이 중생의 눈높이에 맞춰 설하는 법문으로 조선시대 불교가 기층사회로 스며들며 다채롭게 분화된 불교의례의 한 양상이다. 삼척 안정사 다여 스님과 신도들이 전승해온 땅설법은 ①석가모니 일대기 ②목련존자 일대기 ③성주신 일대기 ④신중신 일대기 ⑤선재동자 구법기 ⑥만석중 득도기의 여섯 주제로 이뤄져 있다. 주제마다 여러 마당으로 구성돼 여섯 주제를 완창하려면 보름은 족히 걸리는 땅설법은 그 내용의 방대함과 치밀함, 표현방식의 다양성과 적합성은 학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무형의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구미래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의 땅설법 현장참관기와 홍윤식 한국불교민속학회장의 ‘화엄성중 놀이와 땅설법’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인천시 문화재위원 효탄 스님이 ‘땅설법의 활성화를 위한 시론’을,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가 ‘땅설법의 전통과 실상, 그 위상’을, 윤광봉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가 ‘땅설법의 연희적 양상: 중국·일본의 경우를 같이 살피며’를 각각 발표한다.

이들 발표자는 고대 중국·한국·일본 불교에서 목청 좋은 스님이 대중에게 비유나 인연설화를 섞어 경전내용을 재미있게 전하는 속강(俗講)이 생겨나 운문과 서사문을 섞어 구비연행으로 표현하는 강창문학(講唱文學)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다여 스님의 땅설법이 이야기 형태의 강(講), 가락을 실어 읊조리는 창(唱), 극적 요소의 연(演)이 뼈대를 이루는 종합설법의 형태를 지녔음을 조명한다. 또 다여 스님의 땅설법에 대한 고찰을 통해 옛 강창법사들이 불경뿐만 아니라 유교 경전과 시문, 역사와 고전에도 밝아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자원을 지녔음도 밝힌다.

이어 스승에게서 땅설법을 전수받아 오늘날까지 온전히 전승해온 다여 스님과 안정사 신도들이 ‘석가모니 일대기’ 중 ‘화엄경’을 설하는 대목과 ‘성주신 일대기’ 중 ‘신중신 탈놀이’ 대목을 연행할 예정이다.

홍윤식 한국불교민속학회장은 “화엄신앙에 토대를 둔 땅설법은 최일선의 민중포교 방식으로 그 연원이 신라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며 “한 번도 조명 받지 못한 채 회향설법이나 삼회향놀이의 속칭 정도로만 여겨오던 땅설법의 중요성과 가치를 드러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82호 / 2019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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