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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조승찬, 사조도신 대선사 자비구름 영원하리”

  • 교계
  • 입력 2019.04.08 14:05
  • 호수 1484
  • 댓글 0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과 
172명 대중 중국 선종사찰 순례
사조사, 오조사 등서 참회 정진
선종성지서 선사 가르침 되새겨   

혜국 스님과 중국선종사찰 순례 불자들이 3월 31일 도신 선사의 자비로운 구름의 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혜국 스님과 중국선종사찰 순례 불자들이 3월 31일 도신 선사의 자비로운 구름의 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호북성 황매현(黃梅縣) 쌍봉산의 바람은 청량하고 맑았다. 그 바람은 사조도신(四祖道信, 580~651) 선사가 제자들과 함께 수행한 바로 그때의 맑은 바람일 것이다. 그 바람은 1400여년간 도신 선사의 가르침을 그대로 기억해 순례자들에게 전해왔을 터다. 바람이 골을 타고 내려와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과 함께하는 172명의 중국선종사찰순례단을 맞았다. 순례 나흘째 되던 3월31일 오후 사조사의 조사전에 도착하자 스님은 도신 선사의 가르침과 사조사에 담긴 도량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사전의 도신 선사 존상 상단에는 자운혜우(慈雲惠雨)라는, ‘자비의 구름 지혜의 비’라는 의미의 휘호를 달아 선사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었다.  

“초조달마, 이조혜가, 삼조승찬 선사는 도량을 개산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분들은 홀로 탁발하시고 은거 수행하셨던 스승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이곳 쌍봉산 맑은 곳에 도량을 창건한 도신 선사는 1000여명과 함께 수행하는, 지금의 총림사격을 완성하셨던 분입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안심법문을 바로 이곳에서 펼치셨습니다.”

혜국 스님과 함께 하는 중국선종사찰순례는 항상 선문(禪門)을 개창한 스승들의 위없는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문으로 시작됐다. 스님은 “도신 선사는 생각 일어나기 이전 우리들의 본래 마음에는 번뇌망상 그 자체가 없었다. 이는 바닷물에는 본래 파도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우리의 잘못된 습관에 의한 환영이 바로 그 파도와 같은 번뇌망상일 뿐”이라며 “본디 일체의 것은 공(空)하다는 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조사는 달마, 혜가, 승찬 선사의 깨달음의 농사를 지어 그 결과를 캐기 시작한 의미를 지닌 도량이라는 점도 부연했다. 사조사를 도량으로 가꾸어 온 방장 명기 스님은 사조사에서 정성스레 법문을 설한 혜국 스님과 순례단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조사에는 현재 38명의 비구와 산내 암자인 노화암에는 비구니 84명이 정진 중이다.      

혜국 스님과 함께 하는 선종사찰성지순례는 성지마다에 깃들어 있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교학의 장이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의 실천을 염원하는 발원의 장이었으며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참회의 장이었다. 특히 사조사에서는 순례단의 사부대중 모두가 도신 선사와 제자들이 수행했던 당시와 같이 대중선방에서 참선수행을 실참하는 정진의 시간도 가져 그 의미를 더했다.

사조사 순례에 앞서 순례 대중들은 안휘성(安徽省) 천주산에 터를 잡은 삼조승찬(三祖僧璨, ?~606) 선사의 도량인 삼조사를 참배했다. 승찬 선사가 주석하면서 선종의 근본도량으로 이름을 드높인 삼조사에서 혜국 스님은 나병을 앓았던 승찬 선사께서 스승인 이조혜가(二祖惠可, 487~593) 선사를 찾아가 법을 구한 대목에 관한 법을 설하셨다. 

“승찬 선사는 나병 환자였습니다. 당신께서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겨워 이조혜가 선사를 찾아간 겁니다. 그리고 왜 저는 나병에 시달려야 합니까,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해야 합니까 라고 묻지요. 그러자 혜가 선사께서는 육체도 영혼도 내가 아닌데 너는 누구냐, 그 병이 왜 너를 괴롭히고 너는 어디에서 온 것이냐 라고 반문하십니다.”

스님은 “스승인 혜가 선사의 반문에 승찬 선사는 나병이라는 고통에, 그 고통에 끌려 다니고 감정에만 매달려 살아온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됐고 그 길로 돌아가 수행에 매진해 결국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집필해 출간한 ‘신심명-몰록 깨달음의 노래’에서 “부처님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중생을 위한 길을 걸으셨는데 그 가르침의 핵심은 바로 중도연기였다”고 강설했다.

혜국 스님은 순례 말미에는 항상 참회의 한 구절을 선창해 사부대중의 정진을 이끌었다. 일구의 진언은 3월28일부터 4월3일까지 진행된 초조달마 선사의 소림사에서부터 오조홍인 선사의 오조사, 보타낙가산, 대혜종고 선사의 수행도량인 아육왕사를 순례하는 내내 이어졌다. 순례에 함께 한 석종사와 성림사, 남국선원, 홍제사, 영지사의 사부대중은 지극한 마음으로 진언을 염송하며 참회했다.

“잠깐 동안 빌려 쓰는 이 몸과 한 생각이 번뇌망상에 끌려 다녀 생사윤회 하옵는바 모든 죄업 소멸하고자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정진하겠나이다.”  

중국 호북성=모과나무 출판사 남배현 대표

 

[1484 / 2019년 4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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