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일천이백 오십명의 스님들과/ 많디많은 보살들과 어느날∼ 사위국의/ 기원정사 계시면서 다음같이 하시는걸/ 제가직접 들었으며 제가직접 봤습니다./ 부처님은 아침일찍 가사입고 발우들고/ 사위성에 들어가서 탁발하여 공양하고/ 기원정사 돌아와서 가사발우 거두시고/ 발을씻고 사자좌에 오르시어 가부좌로/ 반듯하게 앉으시어 마음챙기 셨습니다.”
4·4조 운율을 기조로 한 가사의 문체로 구성한 ‘금강경’이다. 경전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만큼 접근성 좋은 사례도 없을 것이다. 이에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강백 무비 스님이 한국교수불교연합회 자문위원인 조현춘 교수와 더불어 오랜 기간 주요 경전을 한글세대에 맞춘 현대어로 변역하고, 이를 독송하기 쉬운 가사체로 구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가사체는 4·4조의 우리 전통 운율이어서 개개인이 홀로 독송하기에도 좋고, 단체로 합송할 경우에도 음과 리듬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장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책 ‘가사체 불교경전과 한글세대 불교경전’은 무비 스님과 조현춘 교수가 그동안의 작업을 한 권 책으로 엮었다. 주요 경전인 ‘금강경’ ‘아미타경’ ‘관음경’ ‘원각경’ ‘부모은중경’ ‘약사경’은 물론, ‘삼귀의’ ‘예불·예참’ ‘반야심경’ ‘사홍서원’ ‘천수경’ ‘새벽 종송’ ‘정근’ ‘의상대사 법성게’ ‘화엄경 약찬게’ ‘장엄염불’ ‘혜연선사 발원문’ ‘경허선사 참선곡’ ‘회심곡’ ‘영가법문’ ‘백팔대참회’ ‘신도공양게’ 등 20개의 불교의례를 가사체로 편역해서 엮었다. 또 ‘부처님의 유언’ ‘보현행원품’ ‘지장경’도 알기 쉬운 우리말로 옮겨 함께 수록했다.
책은 역자들이 오랜 세월 다듬어서 펴낸 법요집이다. 내용적으로 충실한 것은 물론이고, 가사체로 꾸며 독송의 실용성까지 두루 담아내서 특별함을 더했다.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85 / 2019년 4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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