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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자명 김순석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는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바둑 기사인 이세돌과 5번의 대국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은 이세돌을 응원하였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리 프로바둑 기사의 참패로 끝났다. 사람들은 인공 지능의 위력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날 세계는 언어 장벽이 사라지고 있어 상호간에 통역이 가능해서 휴대폰만 가지면 어느 나라를 가든지 대화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되었다. 물론 보편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 되지만 형식상으로 그렇게 되어있다. 

1160년대 건립이 시작된 프랑스 최고의 문화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이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손바닥 안에서 휴대폰으로 확인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은 의사의 통제 하에 수술을 진행한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감정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정밀함이 요구되는 부분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 3D 프린터에 원재료를 넣으면 원형이 그대로 복제되어 나온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행되는 무인 자동차가 머지않아 출시될 것이다. 집안에서 세탁과 청소는 물론이고 요리까지 로봇이 해주는 시대가 지금 우리 곁에 와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제품과 서비스가 지능화되어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편리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더불어 많은 문제들 함께 파생시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구글을 비롯한 포털사이트에서는 20년 후에 사라질 직업들을 가르쳐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적지 않은 윤리적인 문제를 수반한다. 가령 무인 자동차가 시판된다고 하자.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운전을 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며 집집마다 승용차를 보유하지 않아도 되는 공유의 시대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차 안에서 놀이를 할 수도 있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며,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동자가 산길을 가다가 떨어지는 돌에 맞아 차가 부서지고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자.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가?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하여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동물은 희생되어도 좋은가? 인간 복제는 허용될 수 있는가?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함으로써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들 가운데 불교계가 해야 할 많은 역할들이 있다. 미래 사회는 빈부격차·청소년 문제·노인문제·인간소외 등으로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불교계는 이러한 문제에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불교는 무엇보다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나의 희생을 감수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부처님의 경지에 가깝게 갈 수는 있지만 결코 부처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자심(慈心)과 중생들의 괴로움을 모두 없애주고자 하는 비심(悲心)과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주는 희심(喜心)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되어 놀라운 현상이 발생하는 시대에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해야하는 불교계는 더 바빠질 것이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포교에 활용할 수 있을까? 불교계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sskim@koreastudy.or.kr

 

[1486 / 2019년 4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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