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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이주민불자들 “우리도 부처님 찬탄해요”

  • 사회
  • 입력 2019.04.26 18:03
  • 수정 2019.04.26 18:24
  • 호수 1487
  • 댓글 0

5월19일 웨삭데이 전후로
단기출가‧방생‧등만들기 등
전통 방식으로 행사 마련
신심 고취‧화합의 장으로

몽골법당 간단사 서울포교당에서 스님들이 봉축 법회를 준비하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몽골법당 간단사 서울포교당에서 스님들이 봉축 법회를 준비하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봉축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불교국가 출신의 이주민 불자들도 저마다 고국 법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봉축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국가마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시기와 풍습, 주어진 여건은 제각기 다르지만, 부처님 오심을 찬탄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특히 이주민 불자들에게 봉축행사는 외롭고 힘든 일상을 치유하는 법석이자, 고국의 전통 문화를 함께 만끽하는 화합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상좌부 불교 전통을 따르는 스리랑카와 태국, 미얀마 등 남방국가의 부처님오신날은 ‘최대의 날’이라는 뜻의 웨삭데이(Vesak day, 음력 4월15일)다. 부처님의 탄생과 성도, 열반이 모두 이날 이뤄졌다고 보기 때문에 성대한 불교의식으로 찬탄한다.

올해 웨삭데이인 5월19일에도 각 이주공동체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아산에 위치한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사원은 5월19일 오후 2시 ‘웨삭데이 부처님오신날 법회’를 봉행한다. 재한 스리랑카 불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계 수지 및 예불, 전통 음식 공양, 연등 밝히기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마하위하라 사원이 평택에서 아산으로 이전한 뒤 열리는 첫 대규모 법석인 만큼, 개원법회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천안의 베트남사찰 원오도량 역시 5월19일 법회를 열고 관불의식 등으로 봉축행사를 진행한다.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사원의 웨삭데이 법회. 법보신문 자료사진

태국의 부처님오신날은 하루 동안 사원에 머무르며 기도하고 법문을 듣는 등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날이다. 의정부에 위치한 태국 법신사는 이날 본국 사찰의 큰스님을 초청해 태국 불자들을 위한 법문을 청하고 불교 신행을 다진다. 한국에서 일을 하는 자국 불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5월4~5일 기간 중 짧게나마 태국불교의 전통인 단기출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단기출가자들은 이틀간 한국 연등축제에 참가 후, 법신사에 머무르며 법문을 듣고 탁발하는 등 전통의식에 따라 스님과 같은 생활을 이어간다. 개인 일정에 따라 태국 부처님오신날인 19일까지 봉축 주간 내내 출가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몽골도 5월19일이 부처님오신날이다. 전통적으로 몽골에서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찰 스님들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대규모 기도를 통해 부처님을 찬탄하고 불법을 전하는 의식을 행한다. 의식을 위해서는 최소 8명의 스님과 다양한 의식 음악, 법구가 필요하며 그 규모나 방식이 방대하고 엄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서울 동대문 간단사 포교당은 이날 오전 몽골 불자들과 함께 예불과 기도로 법회를 봉행한 후, 민물고기를 한강에 방생하는 등 간소한 방식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할 계획이다. 주지 바트보양 스님은 “몽골에서는 보통 소와 양, 말 등을 방생하지만, 한국에서는 이곳 여건에 맞춰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팔법당 용수사의 봉축법회에서 네팔 불자들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네팔법당 용수사의 봉축법회에서 네팔 불자들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캄보디아의 봉축은 최대명절인 ‘쫄츠남’을 기해 4월초 시작해 5월5일까지 진행된다. 군포 캄보디아 불교센터는 4월6일 첫 일요일부터 매주 주말 불교의식을 통해 모든 이의 행복을 기원하는 법석을 이어오고 있다. 주로 예불과 탁발, 법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 공양 후 기도하며 저녁에는 전통놀이를 진행하는 등 신행활동이 중심이 된다. 주지 린사로 스님은 “쫄츠남은 정확히 말하면 설날이지만 불교국가의 특성상 불교의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스님이 법회와 의식을 집전한다”며 “때문에 4월 내내 한국 내 캄보디아 스님들이 군포와 의정부, 김해 등 전국 곳곳의 캄보디아공동체를 찾아 법회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불자들의 정성은 남다르다. 방글라데시는 매년 5월말에서 6월초, 달이 가장 밝게 빛날 즈음의 일주일이 부처님오신날 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파누스(연등의 일종), 파누마 바띠(부처님 머리등)를 만들어 하늘로 띄우는 한편 가족, 친지들이 함께 성스러운 장소인 자무나 강을 찾아가 불교의식으로 정진하는 전통이 있다. 의식의 대부분이 자무나 강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불자들은 봉축주간을 앞두고 김포 방글라데시 법당 보타사에 모여 본국에서 가져온 색색의 종이를 이용해 대형 ‘파누스’를 만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스리랑카 담마끼띠 스님은 “고국을 떠나있는 이주민 불자들은 부처님오신날 즈음 한국에 거리마다 걸린 연등과 봉축행사 등을 보며 남다른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각 지역의 이주민 법당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다양한 행사와 법회를 마련하는 것은 불자로서 신심을 유지하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한국은 이주민 300만 시대에 걸맞게 각국 이주민 법당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불교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한국불교계가 열린 마음으로 조금씩 관심을 더한다면 서로 다른 불교문화를 교류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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