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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

기자명 진원 스님

여성폭력 현장에 있으면 대리외상과 같은 아픔과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그중에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뿐 아니라 성폭력, 성매매 등은 어른으로서 참기 힘든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여성긴급전화1366은 여성폭력 신고 및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성매매피해자의 지원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들어 가장 걱정되고 대책이 시급한 것은 14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성범죄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사이버 공간 내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불법촬영물을 유포하는 디지털성범죄에 아동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채팅 중에 아동과 아동들끼리 일어나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20살 넘은 성인남성들로부터 그루밍 성격을 띤 피해들이다. 대부분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주로 취약한 상황의 아동들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유인·통제·조종을 통해 성적 학대를 유지하고 폭로를 막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친구처럼, 오빠처럼 형처럼 가까이 다가와 아동의 친구관계와 학교 등의 정보를 수집한 이후 ‘손 한번 보여줄래?’ ‘손이 예쁘다’ ‘얼굴사진도 좀 보여줄래 어때?’ ‘얼굴이 참 귀엽다’ 등의 방식으로 접근해서 성적인 사진과 합성한 후에 유포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신체부위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여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환호를 해주고 칭찬을 하는 등 그루밍을 통해 아동을 스캔해서 선생님, 부모, 친구 등 지인에게 알린다고 하거나 유포한다고, 협박을 하게
된다. 그러면 어린 아동들은 그런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체부위를 보내달라고 하면 보내거나, 동영상을 찍어 보내는 등 피해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피해들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아동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정보를 알지 못하면 대처하기가 어렵다.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저장과 복사가 용이하기 때문에 피해회복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런 피해가 생겼을 경우 아동을 혼내거나 잘못을 추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아이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게 된다. 이러한 피해가 생길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이나, 112에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여성가족부에서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내용 등 사건과 관련한 경위를 파악하고 촬영물이 유포되어 삭제가 필요한 경우 지원하고, 증거채증작업, 삭제요청, 피해자 진술시 상담원 동행, 고소장 작성, 수사에 필요한 의견서발송, 검찰, 재판 과정에 대한 문의 답변과 의견서 발송 등과 함께 변호사 선임비용도 지원한다. 또한 복합외상트라우마 치료를 위해서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은 하루라도 빨리 아동들에게 디지털성범죄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육이 시급하다. 요즘 아이들의 대부분은 이미 스마트폰으로 채팅을 하고 있고 유튜브나 앱을 이용하고 있다. 예방만이 아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14세 미만의 아동들에게 이러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동들이 동의 없이 친구들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SNS 등에 올려 신체를 비하하는 행위 등에서부터 시작됨을 인식시키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시급하다. 어른들이 인지하지 못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자기 자신을 지켜내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안전교육을 시켜 예방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아동에 대한 사회적 방임이자 학대이다. 

불자들도 아동들이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진원 스님 여성긴급전화1366경북센터 센터장 suok320@daum.net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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