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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법계위원장 종진 스님 영결·다비식 엄수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19.05.04 18:13
  • 수정 2019.05.04 21:44
  • 호수 1488
  • 댓글 1

5월4일 해인총림장으로 영결·다비
사부대중 1000여명 동참해 추모
“평생 율사로서 모범 보였던 스님”

조계종 법계위원장이자 해인총림 해인사 전계사인 연담 종진 대종사의 영결식 및 다비식이 5월4일 해인총림장으로 엄수됐다.

해인총림 합천 해인사 보경당에서 봉행된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비롯해 교육원장 현응, 전 총무원장 설정, 해인총림 방장 원각, 태종사 조실 도성, 전 포교원장 혜총, 해인사 주지 향적, 범어사 주지 경선, 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지현, 대각회 이사장 태원, 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을 비롯한 대덕스님 등 사부대중 1000여명이 동참했다.

명종 타종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종진 대종사 행장 소개, 추도 입정, 영결사, 영결법어, 추도사, 조사, 헌화, 문도대표 인사말씀 등의 순서로 봉행됐다. 이날 법석에 동참한 1000여명의 대중은 쉼 없이 계율 수행을 몸소 실천하고 제방에 두루 지계정신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스님의 향훈을 그리워했다.

해인사 주지 향적 스님은 영결사에서 “수행자는 첫째도 부지런해야 하고, 둘째도 부지런해야 하고, 셋째도 부지런해야 한다는 스님의 카랑카랑한 육성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덥거나 춥거나 수행에 한결 같았던 스님께서는 '선한 행동, 좋은 습관, 지혜를 익히는 것이 경(經)이요 바른 수행을 위해 무기를 들고 경계를 선다는 의미를 계(戒)’라고 하시며 항상 대쪽 같았던 경책과 고구정녕한 가르침을 이제 어디서 받아 지녀야 할지 막막하다”고 애도를 표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은 법어에서 “청규에 대한 밝은 안목은 시시로 총림대중에게 지남을 제시해주셨고 제대로 의례를 갖춘 청아한 범음은 울릴 때마다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었으니 숨어 있어도 이름은 만천하에 퍼졌고 그 공덕은 이승과 저승까지 두루 미쳤다”며 “계, 정, 혜 삼학을 갖추신 현신 그대로 속환사바(速還娑婆) 하시어 다시금 총림대중에게 치문의 정로를 열어주시기 바란다”고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스님께서는 종단의 법계위원장에 추대되어 열반에 드실 때까지 단 하루도 종단을 바로 세우는 일에 소홀하신 적이 없다”며 “틈나실 때마다 계율은 ‘불교의 목숨’이라고 당부하셨던 스님의 경책을 새기며 청정한 계율을 늘 지니고 부처님의 법을 실천하여 시대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서원했다.

조계종 계단위원장 성우 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지현 스님이 대독한 조사에서 “대종사께서는 마승 비구의 위의를 행하시고 우바리 존자의 율법을 실천하는 삶의 각오를 일생의 지남으로 삼아 원적에 드시기까지 흐트러짐 없이 살아오신 여법여율한 수행자”라며 “불과 얼마 전까지 계단의 수계산림을 봉행하는 일을 주도하셨고 종단 위계질서를 확고히 하고자 법계산림을 주관하셨던 스님이시기에 사바세계에 속히 여여하게 오시어서 눈 밝은 선지식으로 이끌어주고 인도해 주시리라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추모했다.

종진 스님의 해인사승가대학 4기 도반 보광 스님도 “회상하건대 함께 보낸 모든 일이 주마등같이 지나간다”며 “60여 년 총림에 사시며 상하의 신망과 존경을 한 몸에 지니고 계율을 진작시키신 이 시대의 참 스승이셨다고 감히 스님 영전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전했다.

영결식에 이어 종진 스님의 법구는 오색만장이 펄럭이는 길을 따라 해인사 연화대까지 이운됐다. 탑다라니 장엄의 연화대에 안치된 스님의 법구는 1000여 사부대중의 “불 들어갑니다.”라는 외침 속에서 거화된 뒤 지수화풍으로 돌아갔다.

종진 스님은 1939년 음력 12월19일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참혹상을 목도한 스님은 1954년 15세의 나이에 경북 울진 불영사로 출가했다. 도견 스님과 사제의 연을 맺은 스님은 1955년 석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1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70년 지관 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은 스님은 5대, 10대, 12대 해인사 승가대학장을 지내며 후학양성에 진력했다. 특히 스님은 1985년 종수 스님으로부터 자운 스님의 율맥을 전수받아 지계 수행에도 앞장섰다. 1985년 해인총림 초대 율원장에 이어 파계사 영산율원 초대 율주를 맡아 후학양성에 매진한 스님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해인총림 제2대 율주를 지냈으며 2014년 해인총림 전계사에 추대됐다. 지난 2015년에는 조계종 대종사 법계 품수, 지난해에는 법계위원장에 추대됐다.

평생 계율이 설해지는 법석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계단을 증명해 온 스님은 지난 3월 80세 노구에도 종단 직지사 행자교육원 수계산림, 4월 범어사 단일계단 구족계 수계산림, 직지사 중덕법계산림, 봉녕사 식차마나니 수계산림 등 연이어지는 법석에서 흐트러짐 없는 율사의 모범을 보였다. 스님은 지난 4월30일, 승납 62세, 세납 80세로 홀연히 원적에 들었다.       

한편 종진 스님의 49재는 5월7일 대구 반야사에서 초재, 14일 대구 성화사에서 2재, 21일 목포 정광정혜원에서 3재, 28일 대구 금성사에서 4재, 6월4일 진주 연화사에서 5재, 11일 영덕 법륜사에서 6재가 봉행되며 6월17일 합천 해인사에서 막재가 엄수된다.  

합천=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88 / 2019년 5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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