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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신행수기 심사 총평] 삶의 역경마저 신행의 과정으로 삼다

기자명 김형중

부처님 가르침 스며든 일상
참다운 불제자의 길 보여줘

신행수기를 읽으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응모작을 읽으면서 심사위원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해가 거듭할수록 공모작품의 내용이 다양해지고, 특성이 두드려져서 최종심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이번 신행수기의 특성은 응모작 대다수가 불교적 신행이나 불교사상이 글 속에 녹여져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불교의 수행이 되었다는 증거로서 신행수기의 중요한 조건요소인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문학작품에는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듯 신행수기 역시 사람마다 제각기 피하지 못할 사연이 있고, 나름대로 역경과 고통을 불교적 수행과 기도로서 극복해 중생의 고통스런 삶이 기쁨의 공덕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균형있고 완성도 높게 표현되어야 한다. 효부(孝婦)대상을 수상한 사람을 보면 30년은 병든 시부모의 병수발을 해야 자격이 된다. 그의 효성이 귀감이 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은 망가지고 피폐해진 희생의 대가요, 보상이다. 

하지만 신행수기는 이와 다르다. 반드시 불교의 수행과 기도로서 고통을 극복하고 환희와 기쁨으로 전환되는 감동의 공덕이 있어야 하고 신행의 지속성이 있어 다른 불자들에게 신행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최종심에 올라온 40여 작품 가운데 이번에 신설된 교정교화부분에서 대상을 비롯한 14편을 뽑았고, 최종심 작품에서 종합대상을 순위로 16편을 선정했다.

‘진흙에서 핀 연꽃처럼’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정희 불자는 60세 주부로서 가정사의 불행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으로 의연하게 극복했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남편에게 “당신이 잡고 있는 삶에 대한 애착의 끈을 한 번 탁 놓아 보세요”라고 위로하며 ‘금강경’의 무소주(無所住)와 무주상(無住相)의 가르침을 전함으로써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남편을 편안하게 보내주었다. 자신 또한 삶과 죽음의 애착에서 벗어나 감동적이고 멋있는 삶을 살아가는 이상적인 불자의 모습을 보여주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옥란 불자의 ‘고국 대한민국에서 나는 부처님을 만났다’는 조선족 유학생으로서 한국에 유학 와 불교를 처음 만나 불교사상과 정각 스님의 지도로 자궁경부암과 우울증을 극복하고 불교에 진심으로 귀의한 과정이 진솔하고 감동적이었다. 짧은 기간의 신행이지만 불교사상을 이해하고 체득해 훌륭한 신행수기로 담아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신행 길잡이로도 충분하다. 

김영관 불자의 ‘내 삶은 부처님 품 안에서’는 군대 휴가 중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와 언어장애인이 된 상황에서 부처님의 법을 만나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불자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에 가입해 봉사활동과 베트남 장애시인들과 공동시집을 내는 등 장애를 신행의 힘으로 꿋꿋하게 극복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제주에서 600km 날아온 희망의 이야기’의 이상복 불자는 불교에 입문해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신실한 불자다. 젊은 날 술을 많이 마시고 몸을 살피지 못해 심장병 말기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얻은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허인영 불자의 ‘봉정암 가는 길’에는 삶의 역경과 고난이 없다. 허정애 불자와 남편은 함께 공부하고 자비나눔을 실천하는 부부이자 도반이다. 20여년간 모은 기금을 장애인단체에 보시하는가 하면, 개신교 학교에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지부를 설치해 학생들과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을 좇아 묵묵히 실천하는 수많은 불자들이 존재하기에 1700년 한국불교가 이어져 올 수 있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김형중 심사위원
김형중 심사위원

신행수기를 읽으며 글을 쓰는 것도 수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중생의 아픔, 우리 불자들의 아픔과 신행과 기도소리를 들으며 관세음보살을 생각했다. 이웃종교는 ‘목회학’ ‘설교학’에서 ‘신앙간증’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 교단에서도 ‘설법포교학’을 새로이 개설해야 하고 전법 설교하는데 ‘신행수기’를 소통과 포교의 도구자료로 삼았으면 한다.

 

[1488 / 2019년 5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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