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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어린 생명’ 살리는 희망의 등을 켜자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19.05.12 15:46
  • 호수 1489
  • 댓글 0

난치병 어린이 한국 내  3만여명
생명불사 이끈 조계종 복지재단
19년간 420명에 치료비 전달해
‘보시이타’ 정신 확대되길 기대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동체의 등을 켜고, 내 가족만이 아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자비의 등불을 켭시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내린 법어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5월만큼은 희귀성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의 등을 켰으면 한다.   ‘희귀 난치성 질환’이란 정의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크게 보면 진단과 치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도 받아야 하는 질병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5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어린이 환자는 어느 정도일까? 

명확하게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2015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연령별 희귀난치성 질환자 수(5∼14세)’ 현황표를 보면 1만4887명으로 나타났다. 1세에서 4세에 해당하는 아기들도 1만 3000여명에 달했다. 건강보험 진료실적에 근거한 자료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으로 급여되지 않은 진료인원 등을 감안하면 수치는 좀 더 높을 것이다. 

정부가 이 질환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혈우병 환자 1451명을 지원하기 시작한 2000년이다. 그러나 1066종의 희귀 난치성 질환 중 정부가 의료지원 대상으로 지정한 질환은 20%도 안 되는 195종에 불과하다. 80%가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환자 1명 당 한 가정이 부담해야 하는 1년 의료비만도 약 2400여만원이라고 한다. 

막대한 의료비로 가계 경제가 절대 빈곤선으로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값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죽음이라는 두려움 앞에 떨고 있는 아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가족 중에는 이혼이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극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한계가 있는 지금 난치병 어린이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모금사업을 펼칠 수 있는 민간단체와 자비심을 낸 개인 후원자뿐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기부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2014년 영국 자선지원재단에서 전 세계 160개국을 대상으로 세계 기부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2012년 45위에서 한참 후퇴한 60위를 기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나눔실태’보고서에 나타난 기부참여율도 36.0%(2011)에서 26.8%(2017)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부금 횡령, 재단의 투명성 등이 참여율 급감 요인으로 꼽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여유가 없어서’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부 문화가 확산되기는커녕 줄어들자 기부금 세액공제 확대 법안까지 발의됐다.

경제 불황 속에 기부문화가 위축되어 온 상황에서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어린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사를 꿋꿋하게 이어왔다. 2001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모금 활동을 펼쳐왔는데 지금까지 총 420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11억5000여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했다고 한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보시(기부)는 삶의 용기를 북돋아주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누군가 내 곁에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안도와 희망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한화 52조원에 달하는 페이스북 자본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 이유가 심금을 울린다. “다음 세대의 모든 어린이들을 위해 세상을 보다 좋게 만들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우리 어깨 위에는 ‘보시행’이라는 불교의 윤리적 책임이 하나 더 얹어 있다. 

‘보시이타(布施利他)’ 정신을 적극적이고도 구체적인 행위로 표출해 주었으면 한다. 부처님께서도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며, 행위에 의해 제관이 되고, 행위에 의해 왕이 된다’고 하셨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모금은 5월까지다. 꺼져가는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불사에 수희 동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우리 모두 희망의 등을 켜 보자! 

 

[1489 / 2019년 5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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