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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선(野狐禪)

전도사 황교안의 합장거부

“정치란 사람들 사이의 의견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초등 사회과목의 내용이다. 그러나 요즘 정치는 직접 싸우고, 싸움을 시키고, 종교 간 분쟁까지 조장한다.

이런 낯부끄러운 정치 중심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다. 황 대표는 은해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합장거부는 물론 관욕의식 때는 손사래를 치며 외면했다. 정당의 대표로 참석한 자리에서 불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무시한 외곬 종교인의 모습에 불교계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는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대표를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자 느닷없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불교계가 좌파를 지원한다며 황당한 발언을 쏟아냈다. 선거법 위반과 숱한 막말, 최근에는 황 대표로부터 장관직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이 단체 대표의 품격을 생각하면 씁쓸한 웃음정도로 넘길 수 있지만 정치에 종교를 끌어들여 진흙탕을 만드는 황 대표의 행보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황 대표의 꿈은 대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표를 구걸하기 위해 사찰에 갔을 것이다. 그러나 가면을 쓴 개신교인에게 표를 줄 불자는 많지 않다. 세계에는 불교, 가톨릭, 무슬림,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가 있다. 그런 나라를 방문할 때도 사찰에서와 같이 무례히 행동한다면 이는 국가적 재앙이다.

야호선(野狐禪)이란 말이 있다. 선을 알지도 못하면서 흉내만 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정치 지도자라면 다른 종교에 대해 포용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황 대표는 정치인 흉내에도 함량미달이다. 그래서 조언해 본다. 황 대표가 하나님의 종인 전도사의 삶에 만족하면 어떨까? 불자들의 표를 구걸할 필요도 없고, 이로 인해 하나님께 죄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도 황 대표만큼 행복해 할 것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90호 / 2019년 5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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