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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삶과 영양의 신비와 섭식의 지혜

기자명 고용석

영양, 식품들 무한한 작용으로 표출

몸과 우주 하나임을 자각하고 
조화롭지 못한 섭식 삼가해야
좋은 영양은 몸과 마음 치유

19C초 음식에서 3가지 주요 구성원소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발견한다. 이 발견을 토대로 독일의 화학자이자 의사인 리비히는 음식이 어떻게 살과 에너지로 바뀌는지를 밝히고 영양작용의 신비가 풀렸다고 선언했다. 리비히는 토양의 다량영양소인 질소 인 칼륨을 발견했던 사람이다. 그는 식물의 생장에 이 3가지 화학물이 전부이고, 식물이 그렇다면 사람도 그럴 것이라 주장했다. 현대 영양학의 아버지인 그는 최초의 인공이유식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 이유식을 먹인 아기들의 다수가 발육이 부진하자 의사들은 리비히가 음식에서 뭔가를 빠뜨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1930년에야 14종의 비타민과 약 20종의 무기질을, 1980년대 비로소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제3의 미량영양소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영양은 음식과 사람에 관계하며 복잡성을 전제한다. 그러나 과학은 분리 가능한 변수를 연구한다. 분리하지 못하면 그 변수의 존재나 부재가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대상을 각 구성요소로 쪼개어 그것을 하나씩 조사하고 미묘한 상호작용이나 전체적 관계를 무시해야 한다.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강력한 도구지만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환원주의 과학의 모습이다. 동일 영양소에 대한 연구가 종종 상이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금지원이나 연구결과로 미디어의 관심도 끌기 쉽다. 식품산업은 이를 근거로 음식처럼 보이는 기능성 식품을 판매하고 정부는 여기에다 정치적 로비로 변질된 공식적 식사지침을 발표한다. 

사실 영양에 있어 전체는 각 영양소의 합보다 크고 영양은 수많은 식품들의 복합적인 활동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신비이다. 사람은 하루에 철분 몇 그램(g)을 반드시 섭취해야하는 단순한 물질적 존재가 아니라 생명외경과 사랑이 필요한 영적인 존재다. 비빔밥을 예로 들자. 여러 재료들 속의 수천가지의 화학물질이 몸에 들어오게 된다. 이 화학물질은 각기 상이한 재료에 복잡한 과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음식이 침에 닿자마자 우리의 몸은 기적을 발휘하여 소화를 시킨다. 우리가 먹은 음식의 화학물질들은 몸속의 화학물질들과 더불어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는 무한히 복잡한 과정이고 각각의 화학물이 다른 물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학물질들은 몸의 모든 부분에서 세포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조절되어 어떤 영양소는 어디로 가고 각각의 영양소가 얼마나 필요하고 어떤 반응이 언제 일어날지를 결정한다. 누가 이 일련의 과정을 주재하는 걸까?

연구에 따르면 좋은 영양은 어떤 유전자가 발현될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유독한 화학물질의 해로운 영향을 조절할 뿐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질병의 진행과정을 중지시키거나 돌이킬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영양은 영양소에서 전체 음식의, 음식에서 전체 식사의, 식사에서 전체 생활의, 온 우주의 맥락을 연결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사실 우주와 인간의 몸은 동일한 질료로 구성되어있다. 깨어있음의 빛으로 몸과 우주가 하나임을 자각한다면 최상의 섭식은 내면의 자비와 조화롭지 못한 것을 삼가 함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즉 동물성식품과 독소식품을 삼가 한다면 몸과 지구의 건강은 물론, 생명의 온전함도 저절로 살려지고 치유된다. 수많은 생명체들도 구할 수 있다. 마음껏 먹어도 다이어트 걱정 없고 영양도 최상이다. 우리 몸은 자비와 식물성 자연식품에서 최대한의 장점을 끌어내기 위해 무한히 복잡한 반응을 일으키도록 진화했다.

삶의 숨겨진 차원에 들기 위해 멀리 갈 필요 없다. 삶의 신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음식과 몸의 복잡한 과정만 봐도 그 진실과 만나게 된다. 이 진실은 우리가 모든 관계 속에서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기도 하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490호 / 2019년 5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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