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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현장 속 에피소드로 만나는 비구니스님들 성장통과 수행 이야기

  • 불서
  • 입력 2019.06.11 10:53
  • 수정 2019.06.11 10:54
  • 호수 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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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 / 청암사승가대학 편집실 엮음 / 민족사

‘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
‘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

비구니스님들이 대중생활을 하는 사찰, 특히 이제 갓 사미계를 수지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비구니학인스님들이 모인 승가대학은 규율이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엄격하기만 할까. 아니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자유롭게 개인 및 단체생활을 하는 문화가 존재하고, 그에따라 대중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피소드도 넘쳐난다.

‘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는 그 속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올해로 청암사 승가대학 설립 32주년, 그 32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온 ‘청암지’ 100호 발간을 맞아, ‘청암지’에 게재된 학인스님들의 글을 가려 뽑아 그대로 옮겼다. 스님들이 청암사 승가대학에서 좌충우돌 4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법한 수행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진솔하게 담았다. 

전체 7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청암사 율학승가대학원장 의정지형 스님 말처럼 스님들이 울고 웃으며 함께한 32년 역사가 들어 있다. 청암사 승가대학의 일상을 바로 앞에서 들려주듯 생생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 관련 사진까지 더해 당시 상황을 더욱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제각기 개성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 곳에서 성장한 다양한 스님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승가공동체의 일상에선 대중들을 웃고 울게 하는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세간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배꼽 잡게 하는 이야기들도 적지 않다.

2011년 3월23일. 청암사 스님들이 봄 개원기념 윷놀이를 하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2011년 3월23일. 청암사 스님들이 봄 개원기념 윷놀이를 하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밥을 태우는 바람에 주먹밥으로 마지를 올린 이야기, 치문병에 걸려 고생한 이야기, 새벽에 대중을 기상시키는 역할을 맡고도 늦게 일어나 허둥대다 양말을 한쪽은 벗고 한쪽은 신은 채 뛰어나간 이야기, 알람시계를 잘못 맞춰 12시에 일어나 도량석을 돈 이야기 등 좌충우돌 실수 연발의 에피소드들을 가감 없이 전한다.

“어느 날 선뜻 내려놓고 깊은 산문에 들어와 윤나는 머릿결 파르라니 삭발한 학인스님들이 되어 고무신 깨끗이 닦아 신으며 환한 길 향하여 두근댐으로 사무침으로 걸어가는 청량한 숨결을 듣습니다. 두 손으로 일의일발(一衣一鉢)을 받을 때 오롯이 품었던 첫 마음 뜨겁게 다짐하는 차갑게 하심 하는 눈빛들 일렁입니다. 번뇌랑 친해져서 즐거움이 생깁니다. 이제 십년 이십년 삼십년 넘는 승랍을 안고 청정세상 넓히고자 포교승으로 학승으로 선승으로 살아가는 솔빛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이 책에는 산 그림자 잡고 포개진 청댓잎 사이 고요 같은 그리움도 번집니다.”

시 쓰는 성일 스님의 이 말처럼 이제는 곳곳에서 종교적·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수행자가 된 스님들이 윤기 나는 머릿결을 버리고 파르라니 삭발한 초보스님으로 불문에 들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통을 겪는 과정들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92호 / 2019년 6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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