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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인과응보

기자명 법장 스님

지금 행하는 언행의 결과 항상 염두에 두길

유명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의
과거 행적으로 사회적 ‘물의’
인연과보는 예측 대비 불가
매사에 말·행동 조심이 최선 

최근 뉴스나 신문 등을 보면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의 유명인들이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일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일을 자주 접하게 된다. 철없던 시절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친구들을 괴롭히며 학교폭력을 저질렀던 일이나, 책임지지 못할 말들로 누군가에게 폭언이나 악성댓글 등을 달았던 일 등의 기억 속에 묻어두고 살았던 지난날의 일들이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개를 들어 그들이 쌓아놓은 업적과 평판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대중으로부터 질타와 외면을 받게 하고 있다. 여러 기사를 보면 자신이 미숙해서 철없이 그런 일을 한 것이라며 사죄를 하는 것으로 이런 일들을 없애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일로 누군가는 그 기억 속에 묻어둔 시간만큼 고통 받았을 것이고 때로는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단지 과거의 뉘우침 정도로 넘어가 주어야 할까? 나의 일이 아니기에 그 정도면 충분히 사죄한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나 만약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에게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본다.

반면에 우리와 직접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가 힘들고 어려울 때 희망과 힘이 되어준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은 오랜 시간 기억하며 큰 신뢰와 믿음을 가져준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분야에서 누구보다 고된 시간과 역경을 거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 것뿐이지만 그것이 많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과 같이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준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를 살며 물의를 일으킨 이에게는 무서운 질타와 비난을 주지만 좋은 영향을 준 이에게는 끝없는 찬사와 감사를 표한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게 되어있는 연기적 공동체이다. 그렇기에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우리사회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우리 개개인의 모든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주어서, 어떠한 일도 자신 한 명이 감춘다고 사라지거나 잊히는 것이 아니다. 불교에는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자신이 일으킨 일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는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이다. 즉,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누군가나 어딘가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다시
결과가 되어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가 자신이 한 일과 똑같은 형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예측할 수 없고 대비할 수가 없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응보의 결과는 ‘선인락과(善因樂果) 악인고과(惡因苦果)’라고 해서 선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생각하는 즐거운 일로,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괴로운 일로 나타난다. 자신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을 했는데 그것이 사회적 명예나 존경으로 돌아오고, 반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는 사람이 과거의 일로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는 괴로운 일 등으로 자신의 지난 과보가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즐겁거나 괴로운 결과는 당장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와 피할 수 없이 자신이 받게 된다. 이러한 인과응보의 시스템은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최근의 뉴스를 보거나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일들이다. 살면서 종종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이나 말 등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물 위의 물결과 같이 퍼져나가 다시 나에게 큰 물결이 되어 돌아온다면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이나 행동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에 가볍게 저지른다면 그것이 다시 어떤 형태로 나에게 돌아올지 모른다. 그렇기에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사에 자신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에 따른 책임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살면서 당연한 일들이지만 그것을 당연시하지 않게 되면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자신에게 무거운 결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92호 / 2019년 6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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