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주노동자 최저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사회적물의를 빚은 가운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이주·노조·인권단체들이 “위법적인 뿐 아니라 인종차별적 망발”이라고 규탄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 등 40여개 단체가 연대한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이주공동행동)’은 6월20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장 청사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주공동행동은 “황대표의 발언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망발의 결정 판”이라며 ”그동안 중소기업중앙회 등 고용주 단체를 중심으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법안 발의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당대표까지 나서 이를 옹호하고 있다는 것은 당 전체가 차별정당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주공동행동에 따르면 황대표의 발언은 하나같이 거짓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발언은 황 대표가 부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기여해 온 바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 대목이다.
이주공동행동은 ”2017년 이민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주노동자의 생산효과는 54조 6000억원, 소비효과 19조 5000억원으로, 2020년에는 총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가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잇는 성인이 되어 우리나라에 오기까지 한국이 지불한 비용이 없음에도 최저임금마저 깍자는 것은 약자를 쥐어짜겠다는 놀부심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은 근로기준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국제노동기구 차별금지협약, UN 인종차별철폐협약에도 명백히 위배되는 사안이다, 이주공동행동은 ”총선을 앞두고 아무리 표가 급하다고 해서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황교안 대표의 망발은 국민과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사노위 부위원장 지몽 스님도 “황 대표의 발언은 문제가 너무 많아 하나하나 지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듯해 종교인으로서 한마디만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스님은 “부처님은 사실과 다른 말, 남을 업신여기는 말 등 말을 통해 짓는 죄를 생명을 죽이는 살생에 비할 정도로 엄격히 경계하고 있다”며 “황 대표의 발언은 남을 업신여기고 사실이 아닌 말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엄중한 잘못이다. 스스로 참회하고 국민과 이주노동자들에게 진정으로 참회하라”고 강조했다.
지몽 스님과 우다이 라야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이어 자유한국당 관계자에게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고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