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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이 지구촌 곳곳에서 만난 난민 이야기

  • 불서
  • 입력 2019.06.24 13:34
  • 수정 2019.06.24 13:45
  • 호수 1494
  • 댓글 1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중학생이던 1986년, 서울 사당동 달동네에 살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중장비가 아랫동네부터 집을 하나씩 부수며 올라왔다. 올림픽을 앞두고 보기 흉하다면서 판잣집들을 깨끗하게 밀어버린 이른바 정화사업이었다. 결국 동네를 떠났고, 새로 옮겨 간 곳에서도 오래지 않아 같은 일을 당해야 했다. 배우 정우성 이야기다.

정우성은 그때 ‘성공하면 남들을 도와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명 배우가 된 그는 유엔난민기구로부터 명예사절 제안을 받았다. 사실 처음 제안을 수락할 때만 해도 난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그가 난민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옮겼다. 처음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로, 이후엔 친선대사로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 난민촌을 찾아 만난 난민들 이야기와 난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엮었다. 

정우성은 2014년 11월 네팔로 첫 난민 캠프를 찾아가 부탄 출신 난민을 비롯해 여러 난민들을 만났다. 난민 지위를 얻어 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부터, 법률상의 난민 지위를 얻지는 못했지만 보호대상자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면서 난민에 대한 이해를 넓혀갔다. 이어 2015년 5월 남수단, 2016년 3월 레바논, 2017년 6월 이라크, 같은 해 12월 방글라데시, 2018년 11월 지부티와 말레이시아를 찾았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은 해외 난민 캠프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 전하며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UNHCR/Jordi Matas 

그는 난민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내전이나 폭압 등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었음을 알게됐다. “난민촌이라고 웃음이 없을 리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먹고사는 문제보다 아이들 교육을 더 걱정하는 부모들을 마주하면서 난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그리고 제주도를 찾은 예멘 난민 신청자들을 만났다. 그들 역시 고국에서 기자, 엔지니어, 셰프 등으로 활동하다가 내전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게 되자 탈출한 이들이었다.

제주도를 찾은 예멘 난민 신청자들을 두고 논란이 일자 “난민 누구도 스스로 난민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만주나 일본 등에서 살다가 해방 후 한반도로 돌아온, 그리고 6·25전쟁 때 피란길에 올랐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라고 그들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래서 난민 문제를 온정적으로만 접근하지도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사회 차원에서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를 위해 각국에서의 여론이 중요하고, 때문에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중요한 참여라고 말한다. 책을 엮은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종교적 색채를 떠나 모두가 서로를 더욱 존중하는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가는 길에서 난민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풀어가야 할지, 배우 정우성의 이야기에서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다. 1만3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94호 / 2019년 6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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