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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법상 스님 “대중 신뢰 바탕으로 교구변화 이끌 것”

  • 인터뷰
  • 입력 2019.07.01 14:08
  • 수정 2019.07.02 10:18
  • 호수 1495
  • 댓글 6

폐쇄적 교구운영 합리적으로 개혁
첫 과제, 복지·형평성에 맞는 인사

6월26일 대흥사 주지후보로 선출된 법상 스님은 대중과의 신뢰를 승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신뢰는 승가공동체를 유지하는 토대가 되고, 그것이 무너지면 승가공동체의 화합도 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님이 대흥사 주지 선거에 출마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동안 대흥사는 주지후보를 경선보다는 문중스님들의 합의로 선출해오는 방식이었다. 전 주지스님의 갑작스런 사직으로 진행된 이번 주지후보 선출도 처음에는 조실스님의 추천과 대중들의 동의로 중앙승가대 전 교수 보각 스님을 추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산중총회를 앞두고 교구 일각에서 보각 스님의 자격문제가 거론되더니 교구 몇몇 스님들이 이를 이유로 주지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로 인해 교구 내부에서 큰 혼란이 일었고, 많은 스님들은 “몇몇 스님들이 대중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들 임의대로 교구본사를 좌지우지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법상 스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이라도 나서 대중들의 뜻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교구본사주지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교구본사주지 선출이 이런 식으로 파행을 거듭한다면 교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저라도 나서 대중들의 뜻을 전하고, 폐쇄적인 교구운영을 합리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상 스님의 출마로 대흥사 교구는 술렁거렸다. 중진스님들이 즐비한 대흥사 교구에서 올해 세납 46세에 불과한 법상 스님이 본사주지후보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법상 스님의 당선을 예견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상 스님은 대중들을 찾아 대흥사의 변화를 호소했다. 잘못된 선거문화를 바꾸고 교구가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젊은 스님의 거듭된 설득은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급기야 산중총회를 앞두고 ‘대흥사 교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승가모임’이 결성돼 사실상 법상 스님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대흥사 교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법상 스님의 뜻에 대중들이 공감한 결과였다. 승가모임의 이 같은 행보는 대흥사 선거 판도를 완전히 뒤바꿨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보각 스님이 6월20일 법상 스님을 지지하며 후보사퇴를 밝혔고, 또 다른 유력후보였던 법인 스님도 같은 날 후보사퇴를 선언했다. 결국 법상 스님은 6월26일 산중총회에서 대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주지후보로 당선됐다. 

법상 스님은 “많은 대중들이 저를 선택한 것은 침체된 교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길 바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면서 “대중들의 뜻을 받들어 교구본사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교구본사의 변화를 위한 첫 과제로 복지와 형평성에 맞는 인사를 꼽았다. 복지와 공정한 인사가 담보되지 않으면 교구대중들의 참여와 관심이 떨어지고, 이렇게 되면 교구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스님의 판단이다. 스님은 “종무경험이 적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를 신뢰해 준 대중스님들을 믿고 교구본사를 변화시켜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모든 대중들이 대흥사 교구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95호 / 2019년 7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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