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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정등(岸樹井藤)

곧 도래할 빈 절의 역습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30년 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도시에서 생산연령인구가 크게 감소하고, 고령인구 비중이 35%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방일수록 생산연령인구 감소폭이 컸다. 강원과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5개도에선 30년 후 노령인구가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출산율의 저하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다. 이런 우울한 통계는 결국 지방소멸이라는 비극으로 귀결될 것이다. 노인만 남은 고향에서 그 노인들이 세상을 뜨고 나면 마을 자체가 증발해 버리는 도미노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고혈을 짜내며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국가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을 높이기는 요원한 일이다.  

고령화는 불교계에도 진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2005년 319명이던 출가자가 2008년 200명대로 하락하더니, 이제는 100명 남짓으로 줄었다. 출가자는 줄고 노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시골에 빈집이 늘어가듯이 시골의 절들도 하나둘 비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지방의 빈 절에 대한 관리가 불교계에 커다란 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출가자를 늘리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출산율이 늘지 않는 이상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출가자 감소라는 시대현상에 맞춰 교육과 수행, 포교, 사찰관리 등에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불설비유경’에 안수정등(岸樹井藤) 이야기가 있다. 중생들의 위태로운 삶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앞으로 늘어나게 될 빈 절을 포교사에게 운영을 맡기거나 혹은 개인적인 불교체험을 원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안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위기감이 부족하다. 오지 않은 후손들을 탓하며 거대한 문중묘의 관리를 고민하는 팍삭 늙어버린 아버지들의 한숨이 불교계에도 곧 도래할 것만 같아 걱정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495호 / 2019년 7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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