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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돼지’의 일상에서 마음 운전법을 배우다

  • 불서
  • 입력 2019.07.08 11:39
  • 호수 1496
  • 댓글 0

‘답은 나에게 있어’ / 고이즈미 요시히로 지음·김지룡 옮김 / 들녘

‘답은 나에게 있어’

“고민은 나쁜 일이 아니야. 멋이 없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슬픈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겁이 많은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있는 그대로 좋아. 모두 사랑해야 할 내 인생이니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사랑하는데 인색하다. 따뜻하고 화려하고 행복한 나날을 꿈꾸지만, 현재의 삶이 그렇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매일 행복한 삶을 상상하고, 행복을 찾아다니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수많은 선지식들이 고구정녕 일러주었듯, 결국 ‘마음’이 문제다. 그렇다면 도대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나에게 있어’ ‘있는 그대로 좋아’ ‘아무 일도 아니야’ 등 3권의 ‘부처와 돼지’ 시리즈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부처님이 등장해 “나는 부처. 이 책은 종교 책이 아닙니다. 주인공도 제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안내인일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책의 주인공은 둘이다. 하나는 ‘덜돼지’라는 이름을 가진 보통 돼지다. 이 덜돼지는 아픈 사랑을 경험하고, 그 사랑의 아픔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과 불행, 슬픔과 고민의 정체를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지금 책장을 펼친 독자 자신이다.

책은 누구나 겪게 되는 생활 속 고민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담아내 공감을 얻고 있다. ‘덜돼지’라는 평범한 캐릭터가 부대끼는 일상이 보통 사람들의 삶과 다르지 않다. 사랑에 매였다가 실연에 고통 받고, 좋은 대학이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전쟁과 같은 경쟁을 치르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해 자신을 탓하는 장면이 그렇다.

하지만 책속 부처님은 직접적인 답이나 조언을 주지 않는다. 다만 그 고민이 생긴 원인이 사물을 인식하는 마음의 습관에 있음을 지적할 뿐이다. 따라서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덜돼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 습관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 사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그렇게 시선이 바뀌는 것을 ‘깨달음’이 아니라, ‘발견’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책만의 특징이다.

책은 그렇게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만화 속에 우리가 부처님께 듣고 싶은 삶의 지혜와 불교의 핵심을 잘 녹여냈다. 그래서 삶이 왜 고달픈지, 행복과 불행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 원인을 찾아가는 마음의 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부처와 돼지’ 시리즈는 삶에서 마음을 어떻게 써야할지 길을 안내한다.
‘부처와 돼지’ 시리즈는 삶에서 마음을 어떻게 써야할지 길을 안내한다.

“나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어서 성공하는 것으로 자신감을 만들려고 했지. 하지만 그게 제대로 안 되어 스트레스가 쌓였어. 또다시 자신감을 잃고, 그걸 감추려고 강한 자신을 연기해. 이건 악순환이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에만 신경 쓰다 보니,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지. 진정한 나를 인정하고 나니까 모든 것이 편해졌어. 나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지.”
“어제는 이미 죽은 시간. 내일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간. 살아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어?”
“끝도 없는 물속. 물가도 없고, 바닥도 없고, 수면도 없는 맑은 물속에서 물고기가 헤엄쳐 갈 때 어느 정도 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단지 앞으로 갈 뿐.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안심하고 단지 앞으로 갈 뿐.”

책은 고민 하나하나에 대한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부처님의 안내에 따라 고민의 씨앗을 찾아 마음의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고 고민과 사귀는 방법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결국 마음을 운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돕는다. 더불어 현재의 즐거움이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않는 것처럼 슬픔이나 불행도 마찬가지이며, 그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다면 다시 행복이 보이기 시작할 것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서울 청룡암 주지 원영 스님(불교방송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 진행자)이 일독을 추천했듯, 책은 어느 페이지를 열든 그곳에 선(禪)의 세계가 펼쳐지고, 그때마다 읽는 이의 생각 또한 활짝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각권 1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96호 / 2019년 7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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