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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부처님 가르침 실천이 불제자의 길”

  • 교계
  • 입력 2019.07.11 10:59
  • 수정 2019.07.12 05:42
  • 호수 1496
  • 댓글 0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덕문 스님

“2001년 선원에서 함께 정진하던 스님들과 만행하던 중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가난과 재난을 숙명처럼 여기며 교육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 그 속에서도 해맑은 눈빛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국경도, 인종도, 종교의 차별도 없었던 부처님의 자비를 이곳에 전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조계종 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2016년부터 굿월드자선은행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굿월드자선은행과의 인연은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과 의료 등 최소한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길 원했던 덕문 스님은 여러 스님들의 뜻을 모아 ‘자선은행’(2009년 ‘굿월드자선은행’으로 명칭변경)을 설립, 후원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두 번의 지원만으로 아이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지속 가능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시급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을 비롯해 강화 보문사, 경산 선본사,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등 종단 안팎의 소임에 매진했던 덕문 스님은 동화사 주지 소임을 마무리한 후 2016년 굿월드자선은행 대표로 전격 취임하며 그동안 후원으로만 동참했던 국제구호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필리핀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가톨릭국가입니다. 이곳에 불교를 전하겠다는 성급한 마음은 없습니다. 종교의 차이를 넘어 이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교육의 기회를 한국불교계가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자비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불제자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덕문 스님은 매년 두 차례 이상 필리핀을 방문한다.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 외에도 주민들과 아이들을 만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기 위해서다.

“시설을 늘리는 것에 주력하지는 않습니다. 한 곳이라도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확인해서 가장 효율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도 전기도 없는 쓰레기더미 위에서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아이들이 데이케어센터를 통해 교육을 받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표정과 생각이 바뀌는 것을 매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도 굿월드자선은행의 데이케어센터가 들어선 마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덕문 스님은 필리핀 내에 5~6개의 데이케어센터 추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의료시설이나 학교도 세워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을 꾸준히 지원하고 싶어 한다.

“작더라도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굿월드자선은행 후원회원들의 귀한 보시가 이 땅에 새로운 희망을 꽃피우는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느리더라도 묵직한 걸음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교과서와 선물을 전해주고 돌아서는 덕문 스님을 향해 “막기타 타요 넥스트 이어.(다음에 또 만나요)”라며 손을 흔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맑게 울려 퍼진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97호 / 2019년 7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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