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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키우는 산사 체험콘텐츠

체험이 산업이 되는 시대다. 직접 참여하여 행동하고 만들어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생활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교육기관은 물론이고 여행 등 레저산업, 미술관·박물관 등 문화공간에서도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의미 있는 체험은 과정에서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지식으로의 발전도 수반하게 된다. 개인에 따라서는 태도의 변화와 생각의 전환을 가져와 세계를 보는 관점까지 바꿔 놓기도 한다.

사찰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일반인들에게 사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산사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적 환경은 체험콘텐츠 개발의 무궁한 자원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개발하여 운영하느냐에 따라 중요한 포교와 신행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체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잠재적 수요도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청정 도량에서의 체험은 공감을 통한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찰에서 운영되고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템플스테이와 수련대회가 대표적이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휴식과 힐링 추구가 주목적이다. 복잡하게 얽힌 세속을 벗어난 청정 사찰 체험은 그 자체가 휴식이고 힐링이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잠 못 이루지만 평상시의 불면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가슴을 파고드는 법고의 강렬한 리듬, 안개 자욱한 법열의 새벽. 인위적인 무엇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위치의 이동,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맑아 진다.  수련대회의 키워드는 성찰과 정진이다. 성찰은 자신을 깊이 있게 되돌아보고 방향을 찾는 일이다. 집중하여 추구하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객관적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차명상, 소리명상, 숲명상, 걷기명상 등 사찰의 명상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성찰과 닿아있다. 108배, 예불, 묵언, 발우공양 등은 정진의 일환이다. 템플스테이든 수련대회든 체험을 통해서 얻어진 긍정적 경험은 오래 지속되게 된다. 스스로를 제어하고 변화시키는 힘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체험이 공감으로 이어질 때 프로그램 운영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사찰 체험 프로그램의 긍정적 요소를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각해 볼 일이 있다. 첫째는 참여자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연령대를 고려하고, 가족, 부부 등 계층을 위한 맞춤형 복합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며 명상과 참선, 수행정진 등 분야별 집중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둘째는 전문적인 프로그램 지도자 육성이다.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라도 운영 주체에 따라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지도자의 전문성을 강화할 때, 감동의 폭은 깊어질 것이다. 세 번째는 홍보 방법의 개선이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소통 채널과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뉴미디어로 소통한다. 사찰 수련대회 앱 개발 등을 통하여 일반인이 쉽게 정보를 얻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평가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참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참여 동기, 만족도 등 수용자 관점의 프로그램 개선점을 파악하여 보완해 나감으로써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 참여자의 변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측정 도구를 개발하고 수행 정도에 따른 포상도 필요할 것이다.

산사 체험콘텐츠는 참여자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상업 콘텐츠와 차별성을 지닌다.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공감이다. 불교문화에 대한 공감은 내면을 성장시키고 개인을 변화시키게 된다. 이것은 또 다른 법문이며 중요한 포교 수단이 된다.

이창경 신구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ck56@shingu.ac.kr

 

[1497호 / 2019년 7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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