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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창림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2구

기자명 이숙희

통일신라 창건해 조선 전기에 폐사
불상 2구 모두 불두 멸실·다리 파손

한 구는 일제강점기 발견돼
다른 한 구는 수로공사 때 찾아
두 불상 크기와 특징 거의 유사
경주서 조성된 보기 드문 사례

창림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 통일신라후기, 높이 75㎝.
창림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 통일신라후기, 높이 74.2㎝.

국립경주박물관 경내에 전시중인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경주 창림사 절터에서 발견된 것이다. 창림사(昌林寺)는 경주시 내남면 탑동 남산 서북쪽 기슭, 일명 ‘탑골(塔谷)’이라는 곳에 위치한다. 절 이름은 1918년에 일본인 오사카 긴타로(大坂金太郞)가 이 부근에서 ‘창림(昌林)’이라고 양각된 수키와를 발견함으로써 밝혀졌다.

‘삼국유사’권1에 의하면, 창림사는 신라 박혁거세와 알영비가 태어난 신라 최초의 궁궐지로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또한 ‘고려사’권4에는 ‘고려 현종 12년(1021) 5월에 경주 고선사의 금라가사(金羅袈裟)와 불정골(佛頂骨), 창림사의 불아(佛牙)를 가져오게 하여 내전에 안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권21에는 ‘금오산 기슭에 신라 때 궁전의 옛터가 있는데 뒷사람들이 그 자리에 절을 세웠다. 지금은 없어졌다’는 창림사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이러한 기록에 따르면, 창림사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되어 고려시대까지 이어져 오다가 조선 전기에 폐사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절터에는 삼층석탑 1기와 거북이 머리와 비신이 결실된 쌍두귀부, 석등 하대석, 초석 등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창림사 절터에서 발견된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모두 머리가 없어졌고 다리 부분도 파손된 상태이다. 두 불상 중 1구는 일제강점기 때 절터에서 서남쪽 100m 떨어진 곳에서 반쯤 매몰된 상태로 발견되었고, 또 다른 1구는 1964년 8월13일 경작지에 수로공사를 할 때 땅속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이 석조비로자나불상의 머리로 추정되는 불두 1점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통일신라 후기의 창림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크기와 특징에서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매몰되어 있던 탓에 화강암의 석질이 마멸되어 세부표현이 뚜렷하지 않고 지권인을 하고 있는 손의 일부가 파손되어 있다. 불상 모두 목에 삼도(三道)가 뚜렷하며, 넓은 어깨와 결가부좌한 다리의 폭이 거의 같아 신체가 네모난 형태이다. 몸에는 양쪽 어깨를 덮은 법의를 입었는데 그중 한 불상에만 어깨와 팔, 배 위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흘러내린 굵은 옷주름이 확인된다.  

창림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같은 절터에 있었던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무구정탑원기(無垢淨塔願記)’에 의해 855년(신라 문성왕 17)에 석탑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석탑 역시 1824년 한 석공에 의해 파괴된 후 상층기단 면석 3매만 남아 있어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우리나라 비로자나불상은 대부분 경상북도에 분포되어 있는데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중심지인 경주지역에는 그 예들이 유독 적게 남아 있다. 이런 점에서 창림사 석조비로자나불상은 경주 남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상과 함께 경주에서 조성된 보기 드문 중요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98호 / 2019년 7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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