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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수행 정근영(70, 거바까)-상

기자명 법보

막연했던 불연 고교시절 꽃 펴
종립학교로 진학 후 불서 탐독
잠들기 전 유튜브로 불교 공부
법승 담마야나서 위빠사나 정진

70, 거바까

‘붓당 사라낭 가차미(부처님을 의지처로 살아가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알 수 없는 어린 시절부터 내게는 불심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이다. 국어 교과서에 인류의 빛이란 단원이 있었다. 거기에 석가모니 부처님,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와 같은 성인들의 생애를 간략히 소개한 글이었다. 이것이 불교에 대한 처음의 만남이라 할까. 그때부터 내 마음속엔 부처님을 모셨다. 

고등학교 시절이다. 종립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불교성전 교과가 있었지만 불교적인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학생회 교화부장이었던 나는 불교에 심취했다. 도서관에서 불교 서적을 많이 뒤적거렸다. 이 같은 사실을 알았던 기독교인 담임교사는 내게 ‘석가모니’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때 홍묘법장의 ‘반야심경강의’와 이법화 스님이 번역한 ‘묘법연화경’을 사서 읽기도 하였고 도서관에서 불교서적과 각종 종교서적을 벗하게 되었다. 어느 날 호국사 누각에서 한 노승의 가르침을 듣게 되었다. ‘야야포불면(夜夜抱佛眠) 조조환공기(朝朝還共起), 기좌진상수(起坐鎭常隨) 어묵동거지(語默同居止)’라는 게송이다.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잠들고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나라. 앉으나 서나 진실을 주고받으면서 말없이 함께 하라’란 뜻인가. 

그렇다. 나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초전법륜경’ 등을 녹음해서 듣기도 하고 불교텔레비전을 통해서 스님의 법문을 듣기고 하고 불경을 필사하기도 한다. 또 날마다 스마트폰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유튜브로 불교 강의를 들으면서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이 꺼져 있지만 때로는 그때까지 폰이 돌아가는 것을 볼 때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유튜브를 귀담아 들은 시간은 10분도 안 되는 것 같다. 밤새껏 유튜브는 제 혼자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다. 누워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다는 것이 무례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불교의 힘 덕분에 행복하게 잠들며, 잠자는 동안에도 악몽을 꾸지 않는 것으로 믿고 싶다. 나이 들어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인들도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다면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무의식의 창고 속에 쌓이지 않겠는가. 

절집에 가면 곳곳에서 보시함을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법당에 들어가 보시를 하기보다는 불서를 사는 데 관심이 많다. 어느 스님의 말이다. 불서를 사라고. 신도들이 불서를 많이 사게 되면 불서를 많이 내게 된다고. 부처님 가르침은 기왓장에도 있지 않고 절하는 데에도 있지 않다는 의견에 큰 이견이 없다. 부처님 가르침은 불경 속에 들어있고 각자의 삶속에서 녹여내야 한다. 

처음엔 나는 원불교를 공부했다. 원불교는 불법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모토로 하는 새불교다. 부산 불교교육대학을 거쳐 포교사 자격을 얻기도 했다. 요즘 난 초기불교에 열심이다. 부산 태종사 도성 스님 밑에서 위빠사나를 공부한 이래 김해 사띠 아라마를 거쳐 지금은 법승 담마야나선원에서 아신 빤딧짜 스님을 비롯한 미얀마 스님의 가르침으로 불교의 진수를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신 빤딧짜 스님께서는 위빠사나 수행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주시는 것은 물론 경전과 논장을 통해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세밀하게 짚어주신다. 부산은 물론 서울,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부처님의 법음을 바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하다.

이제 말 배우기에 바쁜 두 살배기 손자에게 ‘붓당 사라낭 가차미’를 가르친다. 내가 ‘붓당’ 하면 ‘사라낭’하기도 하고 ‘가차미’에서 끝자인 ‘미’자만 알아서 ‘미미미’하며 따라한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불교는 대승불교와 상좌부불교 등 수많은 종파가 있지만 모두가 법승 담마야나 선원에서 만난다.

 

[1498호 / 2019년 7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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