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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절터에 그대로 방치된 원주 용운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용운사’ 적힌 기와 발견된 옛 절터 석조비로자나불상·삼층석탑 현존

불상은 대좌·광배 갖춘 형태
곳곳 마멸·파손된 흔적 역력
광대와 입 돌출·입술 처진 상
학성동 출토 철불좌상과 유사

원주 용운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 고려, 전체 높이 180㎝.
원주 용운사지 삼층석탑.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용곡리에 있는 용운사 절터에는 석조비로자나불상 1구와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43호)이 나란히 놓여 있다. 불상 주위에서 ‘용운사(龍雲寺)’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가 발견되고 옛 절터의 축대가 남아 있어 예전에 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불상 앞쪽에 있는 경작지 일대가 절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석조비로자나불상은 대좌와 광배를 모두 갖춘 완전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마멸되었고 파손된 흔적이 남아 있다. 불상의 머리는 절단되었던 것을 다시 붙여 놓은 것으로 굵은 머리카락이 뚜렷하나 육계(肉髻)는 거의 표현하지 않았다. 얼굴은 둥근 편이고, 광대뼈와 입이 약간 돌출되어 있으며 입술 양 끝도 처져 있어 독특한 인상이다. 일반적인 부처의 근엄하고 자비로운 표정과는 자못 다르다. 

이런 개성적인 인상은 같은 원주지역인 학성동 일대에서 출토된 철불좌상(국립춘천박물관 소장)과 유사하다. 불상의 목은 짧은 편으로 머리와 어깨가 거의 붙어있는 듯하여 위축되어 있다. 얇은 옷은 양쪽 어깨를 덮으면서 몸에 밀착되어 있다. 

옷주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띠주름 모양으로 흘러내렸으며, 오른쪽 어깨 위에는 구불구불한 주름선이 형식적으로 표현되었다. 손모양은 왼손 둘째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고 있는 지권인을 하고 있다. 결가부좌한 다리는 각이 진 형태이며 그 사이로 옷자락이 삼각꼴 모양으로 모여 있다.  

광배는 1999년 해체 보수했을 때, 불상 아래에서 발견되었으나 일부 파손된 상태였다. 지금은 복원되어 원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불상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배모양의 주형거신광(舟形擧身光)이며, 두광과 신광은 이중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내부에는 연화문을 중심으로 당초문이 장식되었고 가장자리에는 화염문이 새겨져 있다. 대좌는 상대, 중대, 하대로 이루어진 사각형의 연화좌이다. 상대는 단순한 형태의 큼직한 12개의 연꽃잎을 돌렸으며 중대에는 네 면에 안상(眼象)이 각각 새겨져 있다. 특히 하대에는 연꽃잎과 함께 네 모서리에 귀꽃이 조각되어 있다. 

원주 용운사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전반적으로 아담한 크기로 얼굴 표정이 개성적이며 위축된 자세, 조각기법이 세련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석조비로자나불상은 강원도 원주지역에서 조성된 기존의 고려 전기 불상과는 얼굴이나 신체표현, 옷주름 등에서 다른 면을 보여준다. 원주일대는 예부터 예성강, 임진강, 한강유역을 연결하는 교통상의 요충지였다. 고려 초기에는 불교미술 전래상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불교가 유입되어 불교가 융성했으며 많은 불상과 탑 등이 조성되었던 곳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0호 / 2019년 8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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