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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스님 통찰력으로 금강경 진면목 다시 보다

  • 불서
  • 입력 2019.08.19 13:17
  • 호수 1501
  • 댓글 0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 백용성 지음·김호귀 풀이 / 어의운하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이 경전은 일체중생의 본원각성(本源覺性)에 청정한 금강의 무위불심(無爲佛心)을 드러내어 견성성불(見性成佛) 하도록 해 주는데, 그 본체는 집착이 없어 허공과 같고, 그 지혜는 해와 달보다 밝다. 불타께서는 일체중생이 자기의 청정심에 어두워서 무량겁 동안 생사에 윤회하는 것을 보시고 불쌍하게 여겨 수보리와 더불어 묻고 대답하여 낱낱이 그 의심을 모두 풀어 주셨다.”

용성 스님은 ‘금강경’을 한글로 번역해 출간하면서 “‘금강경’은 일체중생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드러내어 성불하도록 이끌어 간 경전”임을 강조했다. 선 수행에 전념했던 수행승이자 일제강점기 민족대표로 활약했던 스님은 1년6개월간의 옥고를 치르면서 불교 대중화를 위해 민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글경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경전의 한글화에 앞장섰던 선지식이다.

스님은 훗날 “서대문 감옥에서 각각 자기들의 신앙하는 종교서적을 청구하여 공부하며 기도하더라. 그때에 보니 모두 조선글로 번역된 것이요, 한문 서적은 별로 없더라. 그것을 보고 즉시 통탄한 생각을 이기지 못하야 크고 큰 원력을 세운 것”이라고 역경에 전념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 용성 스님이 가장 먼저 번역한 경전이 ‘금강경’이다. 스님은 1922년 1월12일 순한글 번역으로 발간한데 이어, 같은 해 1월28일에 국한문번역으로도 내놓았다. 스님은 이렇게 역경을 주도적으로 하면서도 사업은 삼장역회(三藏譯會)에서 추진하도록 했다. 삼장은 불교의 모든 진리를 전하는 경전을 총망라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삼장역회는 ‘불교 관련 모든 서적을 한글화 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던 것이다.
 

용성 스님은 수행의 결기를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으로 표출한 대표적 선지식이다.

용성 스님이 부처님 가르침을 일반에 전하기 위해 첫 번째로 선택해 한글 번역으로 내놓았던 ‘금강경’을 오늘날 언어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김호귀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가 “의심을 제거해 금강의 진심을 드러냄이 용성 스님의 뜻”이라며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현대인들이 읽기 쉬운 말로 풀어냈다.

김 교수가 풀이한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는 첫 발간 이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할 목적으로 기존 한문과 한글 혼용본을 새롭게 해서 1936년 9월30일 삼장역회에서 다시 발행한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를 현대의 맞춤법과 뜻에 맞게 풀고, 각주를 새롭게 달았다. 본문은 경문의 대목을 113단락으로 나누고 각각의 대목에 대해 해설을 붙여서 누구나 경문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3·1운동 이후 옥고를 치른 용성 스님은 경전의 한글화를 발원하면서 삼장역회를 통해 수많은 경전을 번역해 출판했다.

책은 앞부분에 한글 번역에 붙이는 서문이 있고, 다음으로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라는 제명이 있다. 이어 경전의 제명에 대한 해석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스님은 당시 ‘금강경’을 설하면서 “경문의 대의는 본래부터 갖고 있는 금강과 같이 견고한 불심을 드러내려는 것이지 따로 중생의 번뇌를 없애주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부처님이 여래의 금강과 같은 진심 및 금강과 같은 불성을 드러내어 제자들로 하여금 모든 의심을 단절하고 천진면목을 분명하게 드러내도록 한 것”이라고 이 경전의 의미를 설명했었다.

그렇게 대중들을 위해 세세하게 경전을 설한 스님은 번역을 마치면서 서문에 “모든 중생이 정법을 깨달아 함께 성불하기를 원하며 이 경전을 번역합니다”라고 덧붙여 불교와 대중을 향한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엿볼 수 있다.

단순하게 경전의 글자에 따라 해석하지 않고, 진리를 꿰뚫는 통찰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대의를 전한 용성 스님의 강의를 통해 ‘금강경’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1만6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01호 / 2019년 8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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